2010년 3월 14일 일요일

◎금융위기 이후 환위험 노출도 줄었다

LG경제연구원 '금융위기 이후 환위험 노출도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우리 기업들은 외화부채와 선물환 매도를 늘리는 등 외화매도포지션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매도포지션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환율이 예측한 방향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과도한 외화매도포지션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외화매도포지션을 줄여나가고 있다. 외화부채에서 외화자산을 차감한 외화순부채 규모는, 2009년 말 현재 674억 달러로 2008년보다 84억 달러 축소되었다. 또 선물환 매도금액은 2008년 중 1366억 달러였으나, 2009년에는 709억 달러로 감소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외화매도포지션 축소는 과도한 환노출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환 관리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환율 예측을 근거로 외화포지션을 과도하게 조정할 때 높은 위험성이 수반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수출입 구조에 대응한 적절한 외화자산·부채, 파생상품 구조를 설계하고 환율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환 관리 관리를 위해서는 환율이 수출·입 거래와 외화자산·부채 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수출에서의 환율 영향은 미래에 시기적으로 분산되는 반면,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에서의 환율 영향은 특정 시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 목 차 > 
 
Ⅰ. 기업의 외화자산·부채 구조와 환율 영향
Ⅱ. 파생상품 계약 구조와 환율 영향
Ⅲ. 금융위기 이후 외환 관련 구조 변화의 특징
Ⅳ. 시사점
 
 
 
올해 들어서서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은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음에도 우리나라가 받은 충격은 꽤 컸다.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또 다시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되새겨 보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정부 대책 중 상당 부분은 외환부문의 취약성을 해소하는데 맞추어져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외환 부문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파생상품(KIKO 등) 거래에서 손해를 보았고, 외화부채에서 막대한 환 손실이 발생하였다. 기업이 떠안는 외환부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2008년 10월에 ‘파생상품 평가 관련 회계처리’를 변경하고, 2008년 12월에는 ‘외화환산 관련 회계처리’를 바꾸기도 했다.  
 
당면한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한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도 외환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은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 우리 기업들이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에서 커다란 손실을 입게 된 이유를 살펴보고, 외환 부문의 충격 이후 어떠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환율이 기업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보면 2가지 경로이다. 환율 변동은 해외매출과 수입 재료비용 등 영업활동에 영향을 준다. 또한 환율 변동은 외화예금, 외화매출채권, 외화매입채무, 외화차입, 파생상품 계약 등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발생한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해외 매출 증대 효과 등으로 영업활동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얻었으나, 원화로 환산한 부채의 급증과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외화자산·부채에서는 마이너스 효과를 보았다. 이하에서는 손실이 크게 발생한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Ⅰ. 기업의 외화자산·부채 구조와 환율 영향 
 
 
구조 1. 외화자산을 초과하는 외화부채 
 
우리 기업들은 영업활동에서 해외매출이 중간재 투입을 위한 수입보다 크지만, 자산·부채 측면에서 살펴보면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더 많은 구조이다. 환율 하락시 영업활동에서 발생되는 손익을 외화·부채에서의 이익으로 어느 정도 상쇄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기업의 전체적인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규모는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국제투자대조표를 통해 추산될 수 있다. 외화자산 규모는 금융자산 중 매출채권(무역신용 자산 전체)과 기타 부문의 현금 및 예치금을 합산한 값이며, 외화부채 규모는 금융부채 중 매입채무(무역신용 부채 전체)와 기타 부문의 차입을 더한 값이다. 2009년 말 국내기업의 추정 외화자산 규모는 239.4억 달러, 외화부채 규모는 913.7억 달러이다(<그림 1> 참조). 우리 기업들의 외화부채 규모는 외화자산의 3.8배 수준에 달한다.
 
매출액이 10조원 이상인 비금융상장기업 주요 16개사의 2008년 말 외화자산 규모는 25조 6592억 원, 외화부채 규모는 50조 7135억 원이었다(<표 1> 참조). 이들 16개 기업의 외화부채는 외화자산의 1.98배 수준이었다. 주요 기업들의 2008년 말 외화자산·부채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의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는 각각 3조 6613억 원, 6조 1,017억 원이었고, SK에너지는 2조 8273억 원, 5조 8502억 원, 현대자동차는 1조 8734억 원, 1조 794억 원이었다. 주요기업 16개사 중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더 큰 기업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3개사였고, 대한항공, S-Oil, 한국가스공사 등 13개 기업은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더 많았다.  
 
이들 16개 기업의 2008년 말 외화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2%, 외화부채 비율은 12.3%이었다. 분석대상 기업의 외화순자산비율[(외화 자산-외화 부채)/자산 총계]은 -6.1%이었다. 외화순자산비율은 대우조선해양 16.5%, 현대중공업 12.0%, 현대자동차 2.5%, 삼성전자 -3.4%, LG전자 -16.5%, 한국가스공사 -18.4%, S-Oil -24.9%, 대한항공 -42.1%이었다.
 
기업의 외화자산·부채 관련 손익은 환율 변동의 방향과 외화자산·부채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더 많은 구조이기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부채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이익이 발생한다.
 
구조 2. 높은 단기 외화차입 비중 
 
국내 경제주체의 외화차입 중 원금을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높다. 2009년 말 현재 전체 외화차입 금액은 1504.5억 달러였다(<그림 2> 참조). 이중 1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하는 단기차입금이 1076.5억 달러(71.6%)였고, 1년 이후에 원금을 상환하는 장기차입금이 428.0억 달러(28.4%)였다.  
 
기업의 단기 외화차입 비중도 국가경제 전체의 단기차입 비중과 거의 비슷할 것이다. 이는 외화차입의 주체는 주로 은행과 기업이고, 은행의 외화차입은 기업대출로 이어지고, 은행의 외화대출기간은 은행의 외화차입기간보다 일반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첫째, 은행과 기업 차입이 외화차입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2009년 9월말 우리나라의 외화차입 잔액은 1438.2억 달러이다. 이 중 정부 차입이 25.4억 달러(1.8%), 은행 차입이 1126.6억 달러(78.3%), 기타 부문의 차입이 286.2억 달러(19.9%)이다. 외화차입 중 은행과 기타 부문의 비중이 98.2%이었다. 둘째, 은행의 외화차입은 기업에 대한 외화대출로 이어진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금융감독원의 은행 통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2009년 9월 현재 외화차입금, 외화사채 등 은행의 외화자금조달 잔액은 141조원, 외화대출, 매입외환, 내국수입유산스 등 외화대출 잔액은 144조원이었다. 은행의 외화대출은 주로 기업의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용도이고, 차입 주체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각 절반 정도이다. 셋째, 은행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외화차입의 기간을 고려하여 기업에 대출한다. 은행이 조달한 단기외화차입금은 기업에 단기자금으로 대출되고, 장기외화차입금은 기업에 장기자금으로 대출된다. 금융감독원의 ‘중장기외화대출 재원조달비율 추이’를 통해 은행의 외화차입기간과 외화대출기간의 일치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중장기외화대출 재원조달비율은 1년 이상의 외화차입금액을 1년 이상의 외화대출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2009년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중장기재원조달비율은 137.4%이었다. 이 비율의 의미는 은행이 만기 1년 이상인 외화차입금이 300억 달러라면, 은행이 기업에 대출한 1년 이상 외화자금은 220억 달러 정도라는 것이다. 이 비율을 통해 외화대출기간이 외화차입기간보다 더 짧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안정적 경영활동 수행에 곤란을 겪게 된다. 단기 외화차입은 장기 외화차입에 비해 이자율이 저렴하고, 환율 하락시에는 원화로 환산한 원금상환 부담이 단시간 내에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필요로 하는 외화를 구하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환율 상승시 원화 환산 상환원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구조 3. 외화자산·부채 구성 통화는 달러 중심 
 
외화 자산·부채는 주로 미국 달러화로 구성되어 있다. 2008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상 금융자산 중 기타투자의 통화별 비중을 보면, 미국 달러화가 81.2%, 유로화 7.9%, 엔화 4.4%였다. 금융부채 중 기타투자의 통화별 비중을 보면, 미국 달러화가 75.5%, 엔화가 9.1%, 유로화가 4.1%였다. 이러한 외화자산·부채의 통화별 비중은 수출입 결제 통화 비중과 비슷하다. 2008년 수출결제통화 비중은 미국 달러화가 81.6%이었고, 유로화 7.6%, 엔화 4.7% 순서였다.
 
주요 기업들의 외화자산·부채 구성에서도 달러 비중이 높다. 2008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외화자산은 3조 6613억 원이고, 이중 미국 달러화 비중은 87.4%(3조 2009억 원)이었으며, 외화부채 6조 1017억 원 중 달러화 비중은 82.5%(5조 353억 원)이었다. SK에너지의 달러자산 비중과 달러부채 비중은 각각 98.6%, 99.8%이었고, 현대자동차는 66.1%, 30.6%이었다.
 
우리 기업의 외화자산·부채, 수출입 결제 통화에서 달러 의존도는 상당히 높지만 수출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우리나라의 수출 중에서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2009년)에 불과하고, 중국(23.9%), 동남아(19.3%), EU(12.8%) 등이 미국시장보다도 높다.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은 다변화된 반면, 외화자산·부채의 보유 통화는 달러에 집중되어 있다. 수출 시장에서는 다양한 통화의 영향을 받는 반면, 외화자산·부채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환율 상승시 외화자산·부채에서 손실 발생 
 
우리 기업들은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더 많으며, 외화부채 중 단기비중이 높고, 외화자산·부채는 주로 미국 달러화로 보유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이러한 외화자산·부채 구조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부채에서는 손실이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이익이 발생한다.
 
환율 변동과 외화 자산·부채 관련 손익과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12월 결산 비금융상장기업 1,591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대상기업의 연도별 외환관련손익은 2003년 -0.6조원, 2004년 +5.1조원, 2005년 +1.8조원, 2006년 +2.6조원, 2007년 -0.8조원, 2008년 -15.9조원, 2009년 3분기까지 +1.8조원이었다(<그림 3> 참조). 기업들은 2004년도에 5조 1032억 원의 외환관련이익을 실현하였는데, 이는 2004년도 말 원/달러 환율이 전년 말(1192.6원)보다 13.2% 하락한 1035.1원이었기 때문이다. 환율이 하락한 2004년도와는 달리 환율이 상승한 2008년도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하였다. 2008년 말 원/달러 환율이 전년 말(936.1원)보다 34.6% 상승함으로써 15.9조원의 외환 관련 손실이 발생하였다.
 
 
Ⅱ. 파생상품 계약 구조와 환율 영향 
 
 
구조 4. 파생상품 거래에서 외화매도포지션 
 
우리 기업들은 환율변동으로 인해 수출·입 거래에서 발생하는 미래현금흐름의 변동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물환, 통화스왑 등을 이용한다. 수출입 거래에서 기업의 외화유입금액이 외화유출금액보다 크기 때문에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외화매입포지션보다 외화매도포지션을 취한다.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9년에 국내기업이 매입한 선물환금액은 498억 달러이고, 매도한 선물환금액은 709억 달러였다(<그림 4> 참조).
 
2009년 9월 현재 주요 기업들의 파생상품 계약잔고를 살펴보면, 대우조선해양은 142억 달러, 기아자동차는 1억 9천만 달러, LG디스플레이는 7천만 달러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파생상품 계약에서 외화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시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환율 하락시 파생상품에서 이익이 발생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중 파생상품에서 대규모 손실 발생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 국내 경제주체는 파생상품 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파생상품 거래의 손실금액은 2008년 147.7억 달러, 2009년 55.4억 달러였다(<그림 5> 참조). 이 기간 동안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원인은 급격한 환율 상승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하락추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2008년부터 급격하게 상승세로 전환됨에 따라 환율 하락을 전제로 이루어졌던 통화관련 파생금융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09년의 파생금융상품 관련 손실금액(203.1억 달러)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환율 하락 시에 발생했던 파생상품 이익 규모(103.6억 달러)의 2배 수준에 달하였다.  
 
2008년과 2009년의 파생상품에서의 대규모 손실은 상장기업의 재무자료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비금융상장기업의 파생상품 자산에서 파생상품 부채를 차감한 파생상품 순자산 금액을 살펴보면, 2008년 말 -23조 2944억 원, 2009년 9월말 -10조 6756억 원이었다. 파생상품자산이 파생상품부채보다 크면, 즉 파생상품 순자산의 값이 양이면 재무제표 보고 시점 현재 파생상품 거래에서 이익을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파생상품자산이 파생상품부채보다 작으면, 즉 파생상품 순자산의 값이 음이면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입었음을 의미한다. 2008년 말과 2009년 9월 현재 파생상품 순자산의 부호가 음이고, 규모 자체가 크다는 것은 파생상품 거래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음을 의미한다.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파생상품에서 손실 확대 
 
2009년 9월 현재 파생상품 순자산의 부호와 규모는 수출 비중, 업종,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표 2> 참조). 수출 비중이 25% 미만인 기업들의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4855억 원이었고, 총자산 대비 파생상품 순자산 비율은 0.11%였다. 수출 비중이 25% 이상 50% 미만인 기업들의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362억 원이었고, 파생상품 순자산 비율은 -0.02%에 불과하였다. 수출 비중이 50% 미만인 기업에 파생상품이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였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커짐에 따라 파생상품의 영향력은 증가하였다. 수출 비중 50% 이상 75% 미만인 기업들의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1조 1507억 원이었고, 파생상품 순자산 비중은 -0.55%였다. 수출 비중이 75% 이상인 기업들의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9조 9743억 원이었고, 파생상품 순자산 비중은 -3.37%였다.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출대금의 변동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외화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고, 이런 구조에서 환율이 상승하면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운수업의 파생상품 순자산 부호는 음이었고,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각각 -10조 6972억 원, -2,914억 원이었다. 그러나 내수 산업인 도매 및 소매업, 건설업의 파생상품 순자산 부호는 양이었고, 파생상품 순자산 규모는 각각 2939억 원, 201억 원이었다. 기업 규모에 따른 파생상품 순자산 차이는 크지 않았다. 대기업의 파생상품 순자산 비중은 -0.98%(-9조 8924억 원), 중소기업은 -0.81%(-7833억 원)이었다.
 
 
Ⅲ. 금융위기 이후 외환 관련 구조 변화의 특징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기업의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 구조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외화순부채 규모가 축소되었고, 선물환 순매도 규모가 감소하였다(<표 3> 참조). 또한 기업의 외화예금은 크게 증가한 반면, 외화차입금은 줄어들고 있다.  
 
특징 1. 외화순부채 축소 
 
외화순부채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 소폭 축소되었다. 외화순부채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2003년 말 267.8억 달러, 2005년 말 423.8억 달러, 2008년 말 758.3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2008년 말 외화순부채 규모는 2003년 말의 2.83배였다. 이처럼 확대 추세를 보이던 외화순부채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로 반전되어, 2009년 말 현재 외화순부채 규모는 2008년 보다 84억 달러 축소된 674.3억 달러였다. 이는 기업의 외화예금, 외화매출채권 등 외화자산은 증가한 반면, 조선업의 수주 부진 등으로 매입채무 규모가 줄어드는 등 외화부채는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외화순부채 규모가 축소되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외화자산·부채 관련 손익 변동 폭은 줄어든다.
 
특징 2. 외화 예금 크게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기업의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국내기업의 외화 현금 및 예치금 잔액 추이를 보면, 2006년 말 233.4억 달러, 2007년 말 300.0억 달러, 2008년 말 359.2억 달러, 2009년 9월말 425.7억 달러였다(<그림 6> 참조). 2009년 말 국내기업의 외화예금은 2006년 말의 1.82배, 2007년 말의 1.42배 수준이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요 기업들의 외화예금 규모도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 늘어났다. 기업들의 외화예금 잔액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2007년 말 6940억 원(7.4억 달러)에서 2008년 말 1조 294억 원(8.2억 달러)으로, SK에너지는 1597억 원(1.7억 달러)에서 1조 1977억 원(9.5억 달러)으로, LG디스플레이는 1371억 원(1.5억 달러)에서 6060억 원(4.8억 달러)으로 증가하였다.
 
특징 3. 외화차입 규모와 단기 차입 비중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외화차입 규모와 단기차입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외화차입 규모는 증가 추세였다. 2003년 말 외화차입 잔액은 737.8억 달러, 2005년 말 756.4억 달러, 2007년 말 1629.1억 달러, 2008년 9월말 1882.1억 달러였다(<그림 2> 참조). 리먼 사태 발생 이후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외화차입 잔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2009년 말 현재 외화차입 잔액은 2008년 9월말 대비 377.6억 달러 감소한 1504.5억 달러였다. 리먼 사태 이전까지 단기 외화차입 비중도 계속 증가하였으나 리먼 사태 이후 감소세로 반전되었다. 단기 외화차입 비중은 2003년 말 51.2%에서 2007년 말 76.4%, 2008년 9월말 79.6%까지 증가하였다가, 2009년 말에는 71.6%로 감소하였다.
 
외화차입 규모와 단기 외화차입 비중의 축소는 국내기업의 환 위험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외화차입 규모의 감소는 국내기업의 외화순부채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 폭을 줄여준다. 또한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받는 기업의 충격은 줄어든다.  
 
특징 4. 파생상품 거래 규모와 이용 기업의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기업 수, 기업들의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먼저, 우리 기업들이 흔히 사용하는 파생상품인 선물환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2007년 선물환 매도금액은 1260억 달러, 2008년 1366억 달러, 2009년 709억 달러였다. 2009년의 선물환 매도금액은 2008년의 51.9%에 불과하였다. 선물환 매도 금액에서 선물환 매수 금액을 차감한 선물환 순매도 규모도 크게 감소하였다. 2009년 중 선물환 순매도 금액은 211억 달러로 2008년(620억 달러)의 34.0%, 2007년(718억 달러)의 29.4%에 불과하였다. 이처럼 선물환 매도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조선·중공업체의 해외수주가 부진하여 이들 기업들의 환헤지 수요가 감소하였고, 수출업체들이 환율 상승 시기에 선물환 매도를 하지 않는 것이 회사 손익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파생상품 거래 규모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기업 수도 감소하였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이용기업 비중을 살펴보면, 2008년까지는 증가하였으나 2009년에는 감소하였다(<그림 7> 참조). 파생상품 이용기업 비중은 2006년 28.3%(444개), 2007년 32.3%(509개), 2008년 39.7%(632개), 2009년 1~9월에는 34.5%(542개)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각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파생상품의 이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Ⅳ. 시사점 
 
 
우리 기업들은 수입에 비해 수출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환율 상승시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환율 하락시 수익성이 악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환율 변동이 영업손익에 미치는 영향과는 반대의 효과를 가져오도록 구조를 설계한다. 외화차입과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외화매도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로 인해 환율 하락 시기에는 수출에서 유입되는 금액이 줄어들어 영업손익이 악화되지만,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이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환율 상승 시기에는 수출금액이 증가되어 영업손익이 개선되는 반면,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손실이 발생한다.  
 
금융위기 이전, 특히 2006년과 2007년에 우리 기업들의 외화순부채 규모와 선물환 순매도 금액이 크게 증가하였다. 환율 하락 시기에 외화매도포지션을 확대시킴으로써 기업들은 수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수출입 거래 규모에 비해 외화순부채와 선물환 매도를 과도하게 취한 측면이 있었다. 또한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에서 모두 매도포지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은 상당한 환 손실을 입었다. 이런 충격 이후 기업들은 외화매도포지션 관리 방향을 다소 변경하였다. 외화 예금을 늘리고, 선물환 매도규모를 줄여나가는 등 외화매도포지션을 축소시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외화매도포지션 축소는 과도한 부분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이 향후에도 외화매도포지션을 계속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분명치 않다. 2000년대 중반처럼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면 외화매도포지션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율 방향을 예측하고 이에 따라 외환매도포지션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환율이 예측한 방향과 언제든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방향과는 상관없이 환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영업부문에서 수출입 구조에 대응하여 적절한 외화자산·부채와 파생상품 거래 구조를 모색하고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절한 환 관리 구조를 모색함에 있어 환율이 수출·입 거래와 외화자산·부채 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수출에서의 환율 영향은 미래에 시기적으로 분산되는 반면, 외화자산·부채의 파생상품에서의 환율 영향은 특정 시점에 집중된다. 개별 회사별로 이러한 구조를 파악한 후 자사에 맞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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