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0일 금요일

◎통신망 개방 효과 제대로 보기

LG경제연구원 '통신망 개방 효과 제대로 보기'

 

이동통신 요금의 인하를 위해 통신망 개방이 확대될 전망이다. 통신망의 개방은 요금인하뿐 아니라 기존 사업자의 혁신을 유도하여 통신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편의성과 선택권도 증진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개방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통신망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까지 통신시장의 이슈는 이동통신 요금의 인하였다. OECD 국가들 대비 우리의 이동통신요금의 수준이 높다는 것이 그 원인이었다. 정부는 통신망을 개방하여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요금경쟁을 강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미 국회에는 재판매사업자(MVNO : 가상이동망사업자 포함)에 대한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통신망 의무제공제도’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 계류 중이며 올해 안에 통과가 예상된다. 결국 통신망의 개방효과가 요금인하와 연결될 수 있다고 정책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통신망의 개방효과는 요금인하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통신망 개방이 통신시장과 소비자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본다.
 
통신망 개방이란 
 
통신서비스에 대한 가치사슬(Value Chain)은 통상 C-P-N-T로 표현된다. C는 콘텐츠(contents), P는 플랫폼(Platform), N은 네트워크(network), T는 단말기(Terminal)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통신이라 하면 음성(voice) 중심의 서비스만을 상정하였기 때문에 통신의 가치사슬은 N-T만을 고려하면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통신은 인터넷 등 데이터(data) 통신도 음성과 함께 중요한 서비스의 한 축이 되면서 콘텐츠와 그것을 작동하게 하는 플랫폼이 통신서비스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인식되게 되었다.  
 
통신망 개방이라는 것은 통신서비스의 가치사슬에서 좁게는 N만의 개방을 의미하고 넓게는 C-P-N-T 전부의 개방을 의미하게 된다. 좁게 보는 입장은 망이라는 개념이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N만을 개방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넓게 보는 입장은 현재의 서비스는 N에 기반하여 C, P, T가 일체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N에 국한하여 볼 경우 통신망 개방이라는 개념을 100% 대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 N만을 개방의 개념으로 본다면 통신망 개방의 미래 모습을 전부 포섭할 수 없다. 통상 우리가 통신망 개방의 미래모습을 예로 든다면, ‘SKT의 콘텐츠(예, T, Nate 등)를 구글의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Android)에 기반하여 KT의 네트워크를 통해 LGT의 단말기로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모습을 N에 국한하여 표현한다면 ‘누구든지 KT(또는 LGT 또는 SKT)의 개방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게 된다.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앞서 말한 미래의 통신망 개방모습을 전부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는 700MHz 대역의 기존 주파수를 재할당할 때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개방의 의무를 버라이즌(Verizon)사에게 부담시키며 이것이 통신망 개방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일본 총무성도 망 개방 활성화를 위해 단말기의 개방 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해외 규제기관의 시각을 볼 때도 망 개방의 개념을 N에 국한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정리하면 통신망의 개방이라는 것은 ‘어떠한 콘텐츠(C)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플랫폼(P)과 네트워크(N)를 통해 현재 자신의 단말기(T)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에 얼마나 부합할 것이냐가 통신망 개방 정도의 척도가 될 것이다.
 
현재의 통신망 개방 정도 및 향후 전망 
 
우리나라의 통신망 개방 정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2년 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 도입, 2003년 통신설비의무제공사업자로 KT지정, 2005년 무선설비공동이용제도 도입, 2008년 IPTV설비 동등제공제도 도입 등 N(네트워크)을 중심으로 한 개방 제도가 도입된 바 있다. 그러나 이용조건이 까다롭고 이용대가도 비싸기 때문에 상기의 제도들의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반면 N 외에 C(콘텐츠), P(플랫폼) 부분에서는 통신망의 개방 정도는 N에 비해 나은 상황이다. 유선의 초고속통신상의 인터넷 개방은 서비스 도입 초기부터 완전 개방이었다. 그리고 무선도 LGT의 OZ서비스를 통한 자율적 개방과 합병인가조건에 따른 SKT와 KT의 콘텐츠 및 플랫폼 개방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N 단(layer)의 개방 정도가 미약하고 C, P단에서의 무선망 개방에 대해 여전히 시장이 만족치 못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개방 정도는 상당히 제한된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현재 개방 정도가 제한적인 통신망은 앞으로 N 단의 통신망을 중심으로 상당한 개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는 앞에서 언급한 재판매사업자(MVNO 포함)의 진입 을 촉진하기 위한 통신망 의무제공제도가 국회를 통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All-IP 시대에 대비한 경쟁환경의 개선을 위해 정부가 KT의 관로 및 전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통신산업의 육성을 위해 광케이블 망에 대한 개방이 검토되고 있고 무선망의 중립(개방)성 지향 정책이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우리의 전반적인 통신망 개방 정도를 현재보다는 한층 획기적으로 높이게 할 것이다.  
 
통신망 개방에 따른 통신사업 환경의 변화 
 
그렇다면 이러한 통신망 개방의 확대가 우리의 통신사업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의 이익을 어떻게 제고할 수 있을까?
 
통신망 개방의 효과는 크게 4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N 단의 망 개방이 비 네트워크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증대시키게 될 것이라는 가설이다. 둘째는 시장진입의 확대가 우리 모두가 예상하는 기존 음성(Voice) 요금의 경쟁을 촉발시키게 될 것이며, 셋째 N(망)의 범용화도 촉진하여 N 중심의 기존 시장의 게임룰(Game Rule)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가설이다. 마지막으로 셋째의 게임룰 변화는 N 중심의 가치를 하락시켜 C, P 중심의 새로운 시장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러한 가설이 맞다면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사업자는 C, P, T 단의 통신망 개방을 스스로 가속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그림 1> 참조). 이하에서는 단계별 가설의 타당성을 살펴본다.
 
비(非) 네트워크사업자의 시장진입 
 
N 단에서의 통신망 개방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비 네트워크사업자의 진입을 촉진하게 된다는 가설은 3가지 유형의 잠재적 시장 진입유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음성시장에서 저가요금을 핵심상품으로 제공하는 스카이프(skype)와 같은 사업자가 있다는 것이다. 스카이프는 우리나라보다는 N 단에서의 통신망 개방 정도가 높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 네트워크 통신사업자로서 유선 중심의 저가사업에서 무선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사업자의 존재는 우리의 시장에서도 N 단에서의 통신망 개방이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형태의 저가요금 사업자의 진입을 충분히 예상하게 한다.
 
둘째 MSO(대규모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같이 부족한 네트워크를 확보하여 완결성을 높이려고 하는 사업자의 존재이다. MSO는 무선망은 없고 유선케이블 망을 통해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따라서 향후 QPS(시내전화+초고속인터넷+TV+무선) 상품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무선망이 필요한 사업자이기도 하다.
 
셋째 구글(Google)이나 다음 등 자신의 콘텐츠와 플랫폼을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제공하기를 원하는 사업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C, P단에서 충분히 개방되어 있는 유선 브로드밴드(broadband,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무선브로드밴드 사업의 진입을 원하고 있다. 또한 BC카드, 이마트, 현대자동차 등 기존의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통신서비스의 진입을 원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이상 3가지 유형의 사업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N 단에서의 통신망 개방이 비 네트워크통신사업자의 진입을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음성 요금의 경쟁 촉발 
 
저가요금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한 사업자나 부족한 네트워크의 완결성을 높이기 원하는 사업자, 자신의 콘텐츠 및 플랫폼과 통신망의 결합을 원하여 진입하는 사업자 모두 초기에는 음성시장에서의 저가요금 제공을 시장 진입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다. 그 이유는 신규진입에 따른 시장공략을 위해 시장에 대한 ‘관심 끌기(?)’를 할 수 밖에 없고, 수익은 향후 박리다매를 통해 아니면 음성요금 이외에 다른 것을 통해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 네트워크사업자의 진입은 음성서비스 시장의 축소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이는 비 네트워크사업자인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진입에 따른 KT의 유선전화 매출감소만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KT는 2007년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진입으로 인해 2008년 한 해의 매출감소율이 2004~2007년 연평균 성장률 -8.93% 보다 낮은 -13.29%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게임룰(Game Rule)의 변화 
 
비(非) 네트워크사업자의 진입은 음성시장의 축소와 함께 N(네트워크)의 범용화를 촉진해 보조금, 경품 등 N에 기반한 가입자 확보전략을 더 이상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시장 게임룰이 필요하게 되며 그것은 요금과 서비스를 통한 가입자 유지 및 확보 전략이 될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N의 범용화가 소비자가 시장에서 사업자보다 우위에 서게 되는 계기가 되고 이로 인해 단순한 제품(product)보다는 개인화(customized)되고 패키지화(packaged)된 서비스의 제공이 중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가입자만 유치하면 수익이 극대화되는 N에 기반한 수익모델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시장 게임룰의 변화에 따른 해외 사업자들의 대응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일)가 월트 디즈니와의 콘텐츠 제휴계약을 통해 개인화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AT&T(미)가  Yahoo와, Verizon(미)이 Google과의 검색서비스 제휴계약을 통해 유선 인터넷상 익숙한 서비스를 무선상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O2(영)의 Litmus, Telenor(노르웨이)의 CPA, IT(이탈리아)의 Next Open Innovation 서비스 런칭 등을 들 수 있다(<그림 2> 참조).
 
네트워크 중심의 가치 하락/새로운 중심 가치 출현 
 
마지막으로 요금 및 서비스 중심으로 게임룰이 변화하면서 N 외의 다른 가치사슬(Value Chain)로 시장의 중심가치는 이동(shift)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적인 요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C(콘텐츠, 애플리케이션)와 P(플랫폼) 단으로의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림 3>은 무선인터넷 망 개방에 따른 가치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즉 통신망 개방전에는 정보제공 서비스가 N(MNO)에 종속된 포탈에 의해서만 가능하여 소수의 콘텐츠 제공사업자(CP)만 존재한다. 그러나 통신망이 개방된 이후에는 다양한 정보제공 서비스를 위해 N에 종속되지 않는 다수의 포탈들이 활동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정보제공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중심이 N(MNO)이 아니라 CP나 포탈이 중심이 되는 C나 P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통신망 개방에 따른 소비자 이익 증대 
 
이상의 논의에서 살펴본 것처럼 통신망 개방은 요금인하 만을 촉진하는 사업환경의 변화가 아닐 것이다. 이는 N에 기반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통신사업자로 하여금 N에 기반한 음성서비스 중심의 수익모델의 폐기와 새로운 수익모델의 확보를 위한 변신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신은 소비자의 이익이 확대되는 방향임은 분명하다. 예를 들면 기존의 음성 요금의 감소로 인해 시도되지 못했던 유무선융합서비스(FMC)의 등장이 그것이다. 또한 텔레메틱스, 3스크린서비스, 홈네트워크 서비스 등 소비자 생활에 기반한 서비스의 제공 및 스마트그리드 등 IT와 통신의 결합에 따른 삶의 질 향상 등이 있을 수 있다.
 
지속 가능한 통신망 개방효과를 위해선 통신망에 대한 투자유인이 필요 
 
그러나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통신망 개방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통신망에 대한 투자 유인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통신망의 고도화가 소비자 이익의 극대화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망 개방이 N에 대한 투자유인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견해들이 많다. 즉 통신사업자들이 자신의 노력(투자)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해 독점할 수가 없고 다른 사업자와 공유(sharing)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신망에 대한 투자의 유인을 꺾지 않으려면 통신망 개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통신망 개방이 활발했던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의 노르딕 국가들은 OECD 어느 국가들보다도 통신요금의 수준이 낮은 국가들로 분류되고 있지만 무선망의 3G투자 등 신규 통신망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에서 타당한 의견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통신망의 개방이 진척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 3G 무선망이나 FTTH(광케이블) 망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는 사실은 투자의 유인을 위해 통신망의 개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의문을 갖게 한다. 결국 통신망 개방의 정도와 투자의 관계가 무조건 반비례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일본은 신규 통신망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NTT(도꼬모 포함)라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시장의 경쟁관계를 적절히 유지시킴으로써 사업자 스스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하도록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의 예로 보면 통신망 개방의 최소화가 투자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간의 유효한 경쟁의 활성화가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초고속통신의 투자가 저조했던 영국의 경우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BT의 초고속망을 개방하여 초고속통신의 투자를 촉진했다는 사실에서도 사업자간의 유효한 경쟁의 활성화가 투자유인에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통신망의 개방은 포화된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의 혁신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요금인하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의 이익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다만 지속 가능한 소비자 이익의 창출을 위해서는 통신망에 대한 투자도 분명히 유인되어야 하며 그것은 통신시장에서의 유효경쟁을 유지하는 방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끝>

◎차이완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LG경제연구원 '차이완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등장으로 양안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사회적인 교류에 이어 경제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대만해협 양쪽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결 유연해진 중국 공산당 정부의 대만정책,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대만경제가 대만해협에 훈풍을 불어온 배경이다.  
 
대만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화공제품들과 디스플레이 등은 대만경제도 포기할 수 없는 수출 효자품목들이다. 양안 경협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는 연말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 기술제휴, 자본투자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대만과 수입집중도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쟁품목을 대상으로 양안 간 유력한 경협형태가 어떤 파급효과를 나타낼지 분석해보았다. 화공분야에서는 관세인하 프로그램의 가동 가능성이 높고, LCD분야에서는 양안 업체간 수급거래를 고착시키는 잠금 효과(Lock-in)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특정 품목에 크게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양안의 경협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양안의 경협 활성화가 호혜적 무역협정(PTA)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에도 강력한 촉진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 목 차 > 
 
Ⅰ. 최근 양안협력의 배경
Ⅱ. 한국-대만 대중 수출상품의 경쟁강도 분석
Ⅲ. 화공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Ⅳ. LCD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Ⅴ. 시사점
 
 
 
중국과 대만의 경제분야 협력 가능성을 상징하는 ‘차이완(Chiwan)’ 이란 용어는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造語) 중 드물게 국제적으로 널리 인용된다. 대만 민진당의 8년 집권을 끝내고 취임한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3월 한국에서 먼저 제기됐다.  
 
국민당 집권 1년여가 지난 요즘 차이완은 한국보다 대만 언론과 대만 집권당이 더 자주 입에 올린다. 지난 6월2일 대만 국민당은 “한국은 이제 ‘서두르지 않고 참을 성 있게’ 중국과의 경협을 진행시켰던 과거 이덩휘(李登輝) 총통과 중국과의 경협 자체를 백안시했던 민진당 정권에 감사해야 한다”는 한 언론의 기고문을 홈 페이지에 실었다. 중국과의 경협을 적극 추진하는 자당 정책의 효과와 타당성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한국 언론이 글로벌 경제위기란 터널 속에서 가장 먼저 출구를 발견했다며 우리 경제 및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자찬하는 동안 중국과 대만의 경협은 더 한층 가시적인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바로 올 5월 말 열린 대만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회담이다. 벌써 국민당 재집권 이후 두 번째 만난 두 사람은 양안(兩岸) 간 경협의 골격에 대한 협정(ECFA)을 ‘연말까지’ 체결하기로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Ⅰ. 최근 양안협력의 배경 
 
 
물론 양안의 해빙무드가 처음은 아니다. 양안 간 대화채널은 이미 1990년대 초 일종의 반관반민(半官半民) 기구인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와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의 발족으로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1994년 중국정부가 ‘대만동포투자보호법’을 제정함으로써 대만기업들의 중국투자 붐을 이끌어냈다. 대만기업들의 중국진출이 광범위하게 진행될수록 경협 확대론은 세를 얻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덩휘 총통의 방미(1999년), 중국정부의 반국가분열법 통과(2005년 3월: 대만의 독립시도를 비평화적 방법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음) 등 정치적 암초를 만날 때면 여지없이 ‘중국 흡수’를 경계하는 여론이 득세하는 패턴을 답습해왔다.  
 
최근 양안의 경협 움직임은 그러나 두 가지 면에서 과거와 차원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대만의 경협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렬하며 경제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보다 국민당이 ‘친중(親中)’ 기조를 유지할 것은 누구나 예상해왔다. 마잉주 정부는 여기에 더해 경제교류와 통일논의를 당분간 분리하자는 정경분리 원칙을 들고 나왔다. 중국과의 통일이나, 대만 독립 같은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분리하고 나면 경제교류는 자연스럽게 중국시장이나 자본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신흥공업국(NIES)으로 발돋움 했던 대만은 마잉주 집권 첫해인 지난해 0.1%란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구촌 경제가 몸살을 앓은 올해엔 -4.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정부 스스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차치하고서라도 한국경제의 2.2%, -0.6%(LG경제연구원 전망치)보다도 크게 저조한 실적이다. 이는 주로 대만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지난해 3.6% 성장에 그친 데 이어 올해 -32.8%(1-7월 누계)까지 급락한 때문이다. 올 7월 실업률은 6.1%로 2000년대 들어 최고치로 치솟아 비관적인 심리가 팽배해있다. 국민당 정부로선 파격적인 자구책을 꺼내 들 필요가 생겨났으며 그 자연스런 귀결로서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자금력을 활용하려는 경협확대를 들고 나온 것이다.  
 
둘째는 중국 당국의 유연성이다. 중국 정부는 5월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 대만 대표단이 ‘Chinese Taipei’란 명칭으로 참여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했다. 대만이 유엔 산하 기구 회의에 대만 지명을 걸고 참석한 것은 1971년 유엔에서 밀려난 이후 처음이다. 이어 9월 초 티벳의 망명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대만 법회 개최에 대해 ‘분리책동’이라는 익숙한 반박 성명만 내놓았을 뿐 별다른 보복에 나서지 않았다.  
 
정경분리는 사실 중국 정부가 더 선호하는 ‘메뉴’다. 미국과 함께 ‘G2’의 영광을 코앞에 둔 중국으로선, 정치적 걸림돌만 제거한다면 양안 간 경제적 정합성(整合性)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양안이 경제적으로 강고히 묶인 뒤 정치적인 통합논의가 제기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 될 터이다. 대만의 대중(對中)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올 1~7월 기준)이지만, 중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대만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올 1~8월)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외국의 직접투자액(FDI)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올 1~7월)까지 떨어졌다.
 
경제규모 격차를 감안할 때 향후 양안 경제관계가 다시 냉각될 경우 그 여파는 대만 경제엔 A급 태풍으로 미치겠지만, 중국 경제엔 화남지역에 머물다 갈 열대성 강우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대만의 국제적 존립 공간을 조심스레 열어주면서까지 대만 발 경협 훈풍을 소중히 지키려는 것은 이 같은 전략적 우위를 감안한 결정이다.  
 
 
Ⅱ. 한국-대만 대중 수출상품의 경쟁강도 분석 
 
 
그렇다면 양안 경협은 어떤 모양새를 취하게 될까. 양안 집권당 당수회담에서 거론된 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는 아직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관세인하 프로그램을 포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양측 언론이 관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 간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부터 대부분의 교역 품목에 대해 제로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일부 품목에 대해선 ‘조기수확프로그램(Early Harvest Program: EHP)’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과 대만은 모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인 만큼 회원국 간 기본적인 최혜국대우(MFN)를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WTO가 임의 회원국들이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특혜무역협정(PTA)을 체결할 경우엔 ‘협정 외 국가에 대해 별도의 무역장벽을 쌓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한다. 따라서 양안 간 ECFA는 한국과 같은 다른 교역국에 기존 관세장벽을 유지한 채 관세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만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교역 상대국(이를 테면 한국)이라면, ‘상대적으로’ 관세장벽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안간 (가능한) 관세인하 프로그램 적용이 한국에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에 앞서 현재 중국 수입시장에서 대만과 한국 상품간 경합관계를 살펴보자. <그림 1>은 중국시장에 수출하는 한국 대만 일본 3국의 상품을 크게 14개 군으로 나눈 뒤 임의 두 나라간 수출경합도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 대만간 경합도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3국 사이에서도 가장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만과 일본의 경합도는 2003년 이후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대만 일본 수입품은 보완재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간 국제분업이 더욱 활발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과 대만산 제품의 산업별 수입집중도를 계산해본 것이 <표 1>이다. 여기서 한국 특정 A산업의 수입집중도란 ‘한국의 대중(對中)수출에서 차지하는 A산업의 비중을 중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A산업 비중으로 나눈 것’이다. 이 값이 1보다 크면, ‘한국의 (대중수출이) 중국 A 수입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산 제품이 공통적으로 집중돼 있는, 즉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기초유분 및 화공품 분야, 가전을 제외한 전기전자, 그리고 LCD를 포함한 정밀기계 분야 등 3분야로 압축된다(물론 일본산 수입품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이중 가전 수입시장에서 대만은 물론 한국산 제품까지 수입집중도가 1 미만으로 나타난 것은 두 나라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완결(現地完結)형’ 비즈니스를 벌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기초유분 및 화공분야를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결과가 <그림 2>와 <표 2>에 나타나있다. 이 분야에서도 한국과 대만의 수출경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유기화합물과 플라스틱류에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참고로 두 범주의 대표적인 품목들은 각각 EA(에틸 아크릴레이트), ABS, PS, PVC 등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나머지 전기전자 및 정밀기계 분야의 3국간 수출경합도와 수입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대만은 액정 디바이스 분야(LCD)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표 3> 참조).  
 
이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본고에서는 유기화합물(HS 코드 29계열), 플라스틱류 제품(39), 그리고 LCD(9013) 등 3가지 대표적 경합 품목 군에서 양안 간 경협 가능성과 그 파장을 검토해본다. 세 가지 품목의 대중수출액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7.3%, 대중 수출에서 31.9%(올 1~7월)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효자종목이며, 마찬가지로 대만경제에 있어서도 각각 12.2%와 30.2%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적 이해가 걸린 품목 군이다. ‘양보가 불가능한’ 품목이라 할 수 있다.  
 
 
Ⅲ. 화공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양안 당국이 현재 검토할 수 있는 경협방안은 앞서 제기했던 관세인하 프로그램과 기업 간 직접 협력 두 가지이다. 기업 간 협력은 자본투자 및 기술이전 등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화공분야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의 특성과 국가 기간산업이란 전략적 중요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화공분야 중에서도 정유나 나프타분해설비(NCC) 등 상류부문의 경우 외자기업의 직접 투자를 통한 시장진출에 상당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가 2007년 11월 발표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화공분야의 경우 연산 80만 톤 이상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설비에 한해 외자의 진입을 허용하되, ‘중국 측 지분의 합계가 임의의 외국투자 지분보다 많아야 한다(中方相對控股)’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성이 확보되는 규모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외자를 불러오되, 절대지분은 중국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지도목록’이 규율하고 있는 외자의 범위에 ‘대만 동포기업’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나 지난 5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처가 제시한 ‘경협진전을 위한 8개 방안’에서는 인프라 건설시장만 대만기업에 열어놓았다.  
 
PVC ABS 등 HS 코드상 29, 39에 해당되는 하류부분의 제품시장에 대해선 이 같은 지분제한이 없다. 대만기업들도 장수(江蘇)성에 ABS 수지 생산설비를 구축해놓았다. 그러나 외국기업 입장에서 상류부문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없이 하류부문 투자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적잖은 위험이 따른다. 중국 국유 화공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상류부문에 이어 하류부문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추구한다면, 원료난에 봉착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만도 화공분야 중국투자에 대해선 이 같은 전략적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포모사 치메이 등 대형 화공기업은 그 동안 NCC 등 상류사업 전개의사를 여러 차례 중국 측에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점들을 두루 감안할 때 화공분야의 양안 협력은 단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이미 31개 국가(및 지역)와 14건의 FTA 협정을 체결했거나 협상 중이다. 이중 양안 관세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아세안과의 FTA이다. 중·아세안 FTA는 2000년 주룽지(朱鎔基) 총리시절 협상이 시작돼 상품교역(2004년 11월) 서비스(2007년 1월) 투자분야(2009년 8월)의 협정이 순차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무관세 프로그램이 개시되는데, 아세안과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대만이 양안 협력 회담장에서 아세안에 버금가는 관세율 적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표 4>는 올해 초 기준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화공품들의 대만 한국 아세안에 대한 중국 수입관세율을 비교한 것이다. 예를 들어 ABS 수지의 경우 한국산과 대만산 모두 6%의 관세를 내야 한다. 이에 반해 아세안은 올해 5%, 내년부터 5% 미만의 관세율을 적용 받게 되며, 2012년 이후엔 아예 무관세 대우를 받는다. 현재 ABS 수지 수입시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산이 각각 35%, 47%(09년 상반기 기준)를 점하고 있는데, 만약 대만산 제품이 아세안 제품에 준하는 관세인하 혜택을 받는다면, 한국산은 급격한 가격경쟁력 열세와 시장위축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 중·아세안 FTA 협정에 등장했던 ‘조기수확프로그램(EHP)’이다. 중국과 아세안의 경우 상품무역협정이 타결되기 거의 1년 전인 2004년 1월 가동됐다. 만약 양안 간 EHP가 가동된다면, 대만 당국은 자국산 제품의 수입집중도가 높은 화공분야를 타깃으로 설정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산 화공제품 중 중국 내수시장 진출 물량은 관세인하 폭만큼 가격 경쟁력 열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산 대중 석유화학 수출품의 55%는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선적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전체 화공분야 중 분석대상인 29, 39 계열의 대중수출의 비중이 17%(2008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대중 수출액 중 최대 9.35%(=17×0.55) 정도가 양안 간 화공분야 관세인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수출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85억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Ⅳ. LCD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LCD는 한국 대만 일본 3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8%에 이른다. 중국 LCD(HS 코드9013, LCD 및 레이저 등 관련 부품 및 장비를 포함) 수입시장에서도 3국의 점유율이 각각 38%, 30%, 12%(올 1~7월 금액기준)로서 대부분을 차지하며 아세안 제품의 수입은 거의 없다.  
 
현재 중국 LCD 패널의 수입관세는 26인치 이상 셀 제품은 3%, 이하는 5%를 적용하고 있으며 모듈은 크기에 무관하게 5%를 적용하고 있다. 규모에 따라 세율에 차등을 둔 것은 소형 패널의 자국 생산이 어느 정도 가능한 반면, 중대형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 탓이다. 자국 LCD 산업을 육성한다며 크게 관세를 올리면, 자국 LCD TV업체들의 수출경쟁력에 금이 가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묶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LCD 분야를 향후 전자산업 핵심 기반기술로 간주하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베이징 상하이 쿤산(강소성) 등지의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을 대주주로 세워 BOE(京東方), SVA-NEC(上光電), IVO(龍騰光電) 등 3대 TFT-LCD 업체를 육성해왔다. 그러나 관련 산업체인의 형성이 늦었던 데다, 원천 및 공정기술의 열세 등으로 아직까지 한국 및 일본업체와는 3, 4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5세대 생산라인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업체들은 LCD 전(全)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하기 보다 후(後)공정에 해당하는 모듈공장을 중국에 설립, 현지 TV업체의 수요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LCD 분야의 양안 간 협력 가능성을 먼저 관세인하 프로그램에서 찾아보자. 중국 정부가 대만산 LCD에 대해 관세인하 혜택을 부여할 경우 대만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적으로 ‘유치산업 육성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자국 LCD 산업의 자생력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나아가 한국 일본산 LCD의 시장지위까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경우 중국 내 TV 및 컴퓨터 부문 전체가 대만 LCD에 의존적인, 심할 경우 종속적인 산업구조를 형성하게 될 위험이 있다.  
 
더욱이 한국 일본산 LCD제품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대만산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 로컬 LCD-TV업체로서는 대형 TV로 갈수록 대만산보다 한국 일본산 LCD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TV 등 가전업체의 경쟁력을 훼손하면서까지 대만산 LCD에 큰 폭의 관세인하 혜택을 주긴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LCD가 관세인하 프로그램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인하 폭과 시기는 로컬 LCD업체와 TV 모니터업계의 이해를 반영하는, 소극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다. 중국으로선 어느 한 LCD 진영에 끌려가기보다 적당한 정립(鼎立)구도를 조성해 견제 카드를 쥐는 차선책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  
 
LCD 분야에서 양안 경협의 다른 가능성은 자본투자나 기술제휴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을 포함한 외국 LCD 업계의 중국 진출(구체적으로 LCD 패널공정)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공언해왔다. 대만의 LCD 업체로서도 지리적 근접성과 의사소통의 편이, 파격적인 토지구매 및 조세혜택을 감안할 때 중국 투자를 검토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현실화되지 못한 것은 대만 당국의 ‘첨단산업 중국투자 불허’라는 정치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표 5> 참조).  
 
표가 말해주듯 마잉주 정부 등장 이후 전반적으로 투자규모나 심의절차 등이 완화되는 추세이다. 첨단산업 및 금융부문에 대한 투자불허 방침도 느슨해졌다. 현재 대만 정부는 LCD 분야의 경우 중국투자를 허용하되 ‘N+1, N+2’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대만의 첨단 설비보다 한 두 세대 낮은 단계의 설비투자에 한해 중국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현재 대만의 LCD 최신 생산설비가 8.5세대인 만큼 6세대나 7.5세대 설비를 투자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산업 고도화 방침 등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열위에 놓인 대만의 설비투자를 환영할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 자본이 대만으로 진출하는 합작방식은 어떨까. 바로 한국 언론들이 상정했던 ‘중국 자본+대만기술’의 제휴 가능성이다. 앞서 기술했던 5월 중국 국무원의 ‘경협진전8개 방안’에는 중국기업의 대만투자 촉진 항목에 전자분야가 포함돼 있어 이 가능성을 열어놓은 반면 대만 당국은 여전히 반도체 LCD 등 첨단분야의 중국 자본 진입을 불허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로선’ LCD 분야에서 양안기업의 직접 협력 가능성은 정부 규정에 의해 차단돼 있다.  
 
여기서 최근 중국 LCD 및 LCD TV시장의 동향을 살펴보자. 중국 내수시장 중에서도 특히 LCD TV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중국 로컬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 4>는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브랜드 LCD TV의 점유율이 올 상반기 50%를 돌파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일본과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떨어지고 있다. 대형 TV의 경우 전통적으로 외국 브랜드 강세시장이었지만, 최근 중국 브랜드의 돌풍은 50인치 이상 LCD TV 시장 점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림 5> 참조).  
 
중국 로컬 브랜드의 돌풍은 가전하향(家電下鄕) 이구환신(以舊換新)과 같은 소비진작 보조금 정책이 자국산 TV 매입에 배타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가전하향은 지방정부 단위로 시행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가전하향 대상 제품을 소형 TV로 제한하거나 로컬형 특정 규격을 자격요건으로 지정하는 등 산하(지분을 가진) 전자기업의 판로를 확대해주려는 정책동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중국 LCD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6.2%, 35%였지만, 올해 1분기엔 29.7%, 56.5%로 완전 역전됐다. 이는 LCD TV시장에서 가전하향 등 정책변수의 혜택을 주로 대만산 LCD 패널을 채용한 소형 TV가 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 LCD TV업계와 대만 LCD업계의 동향을 감안할 때 향후 양안협력은 수급관계를 공고히 하는 일종의 묵시적인 ‘상호 잠금(Mutual Lock-in)’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첫 이유는 대만은 LCD를 최종 소비하는, 대형 TV업체가 없는 반면 중국은 LCD 설비경쟁력이 취약하고 생산능력이 모자라 수입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양안 LCD 부문이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고 상생하기 위한 훌륭한 전제조건이다. 반면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자국 내에 LCD 공급업체와 수요업체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잠금’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선 수급업체 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양안업체들은 이 점에서 태생적으로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잠금’은 관세인하나 직접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즉 양안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으로 협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이다.  
 
하이신 하이얼 창홍 TCL 등 중국의 9개 LCD TV 업체들은 지난 6월 대만을 방문, 22억 달러의 LCD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바이 차이나(Buy China)’ 정책에 따른 캠페인성 구매사절단으로 시작했지만, 양안 모두 이번 거래가 가져다 준 시장지위 향상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향후 거래관계가 정례화한다면, 공동의 차세대 LCD 세대 규격을 제정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찾는 수순으로 이행할 수 있다.  
 
 
Ⅴ.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양안 간 경협은 단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한국산 화공제품 상당부분이 경쟁력 열세에 놓일 우려가 있다. 또 LCD 분야는 관세인하 보다는 양안 LCD부문의 ‘상호 잠금’ 체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요약할 수 있다.  
 
관세인하 혜택은 대만산 LCD업체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자칫 중국 LCD 부문의 종속성을 심화할 수 있는 반면, 대만 LCD와 중국 LCD TV업계 ‘상호 잠금’ 체제는 가격 외적인 요인 때문에 어느 한쪽의 헤게모니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윈-윈’ 구조이다. 설사 대만에 대한 특혜적인 관세인하가 현실화 하더라도, 중국에 수입된 한국산 LCD 패널의 8할 정도가 재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양안 관세인하의 파장은 화공분야보다 약할 것이다.  
 
화공이나 LCD 부문 모두 직접투자나 기술제휴를 통한 보다 강력한 양안 협력체제가 등장할 수 있으나 제도적인 장벽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다시 말해 정치적인 신뢰가 쌓인 뒤에야 가능한 중장기 환경변화로 볼 수 있다. 지나친 ‘친중 기조’는 마잉주 정권의 연임을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LCD의 경우 한국과 일본기업의 패널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대만 정부가 중국진출 제한이나 중국자본의 대만유입 제한조치를 한결 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고에서 대만과의 경합품목으로 분류한 세 산업부문의 대중수출액은 지난해 한국 대중수출의 28.6%, 전체 수출의 6.2%(262억 달러)를 차지하는 효자 수출 군이다. 지난해 중동지역에 수출한 전 품목의 수출비중(6.3%)과 엇비슷하다. 만약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전 품목이 배타적인 FTA협정에 의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국내에서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양안 간 경협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요즘 차이완 효과에 대한 한국 내 우려는 일과성 문제제기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양안 경협이 한국 대중수출에 위협적인 것은 앞서 파악했듯 한국과 대만의 주력 수출업종이 중복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대중 수입집중도가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한국과 대만과의 경쟁 없이 골고루 1을 넘어선 것과 뚜렷하게 비교된다(<표 1> 참조). 양안의 경협확대가 관세인하로 진행되더라도 일본산 수입품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반면 한국 대중 수출의 몇몇 품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은 향후 대중 통상협상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만의 대중 직접투자액을 성급 행정단위로 나눠보면, 대만은 화남과 화중지역에 걸쳐 비교적 널리 퍼져있는 반면 한국기업들은 화북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그림 6> 참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는 직접투자의 수입 유발효과가 매우 높다. 이를 바꿔 말하면, 대만의 대중수출은 주로 화중 화남지역에 대해 이뤄지고, 한국의 그것은 화북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의 최대 내수시장은 강소 절강 상해를 중심으로 하는 화중지역이다. 한국기업들의 ‘화북 편식성’은 중국 로컬업체들과의 긴밀한 유대형성을 통해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양안 간 관세인하 프로그램은 일단 가동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수출품목 군을 포함한 대다수 교역 품목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다. 유통 법률 회계 등 제조업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서비스 부문의 개방은 이미 양안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한국 상품 및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협요인을 감안할 때 양안 간 관세인하는 결과적으로 한중 FTA를 시기적으로 앞당기는 강력한 유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한중 FTA는 학계, 반관반민 차원의 타당성 검토에 이어 정부간 협상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한국 측이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럽보다 낮은 우선순위를 적용한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양안 간 관세인하 프로그램을 통해 우회적으로 한중 FTA의 조기체결에 미온적인 한국 정부를 끌어들이려는 목표를 세웠을 수도 있다. 한국이 대만해협에서 불어오는 ‘먹구름’에 충분히 대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

◎‘착한 마케팅’의 명암과 성공 조건

LG경제연구원 '‘착한 마케팅’의 명암과 성공 조건'

착한 소비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공익을 지향하는 착한 마케팅도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착한 마케팅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본원적 경쟁력 없이 명분만을 내세워 개인과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착한 마케팅은 성공하기 어렵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착한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과 기업, 공익 모두가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본원적으로 경쟁력있는 상품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상품과 공익 활동의 이미지가 정합성을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 또, 공익 이슈는 현재의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선택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고객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공익은 단순하고 명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착한 마케팅의 장기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공동 마케팅이 아닌 개별 기업의 단독 마케팅이 필요하다. 
 
< 목 차 > 
 
Ⅰ. 착한 소비와 착한 마케팅
Ⅱ. 착한 마케팅의 명암
Ⅲ. 착한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
 
 
 
Ⅰ. 착한 소비와 착한 마케팅 
 
 
언제부턴가 착한 소비라는 말이 등장했다. 사회적으로 좀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소비를 하자는 움직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커피나 초콜릿 같은 저개발 국가의 농작물에 대한 공정 무역 혹은 공정 거래(Fair Trade)를 중심으로 착한 소비 혹은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erism)라는 말이 생겨났다. 착한 소비는 점점 그 범위를 넓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나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 등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의 반대편에는 소비를 유도하는 활동이 있기 마련인데 착한 소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다양한 활동이 생겨났다. 생산이나 유통 과정에 윤리적 측면이 강화된 상품의 판매부터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마케팅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이 공익을 표방하며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본고에서는 ‘착한 마케팅’이라고 이름 붙이기로 한다.  
 
다양한 종류의 착한 마케팅이 전개되면서 그 개념과 범위에 대해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 착한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과 회의적인 견해가 교차한다.  
 
본고에서는 공익을 지향하는 착한 마케팅의 개념에 대해 짚어보고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착한 마케팅의 개념  
 
착한 마케팅의 연원을 마케팅 이론에서 찾아본다면 사회 지향적 마케팅(Societal Marketing)과 대의 명분 마케팅(Cause related Marketing)을 들 수 있다.  
 
사회 마케팅(Social Marketing)이라는 용어도 있지만 이는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 사회 마케팅은 사회의 공익 이슈 자체를 마케팅하는 것, 예를 들면 금연이나 음주 운전 방지 캠페인 같은 것으로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윤리적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착한 마케팅과는 다르다.  
 
 사회 지향적 마케팅 
 
사회 지향적 마케팅은 마케팅 학계의 거장인 코틀러(Philip Kotler) 등이 주창한 개념으로, 소비자의 니즈 뿐만 아니라 사회의 장기적 이익도 고려하는 마케팅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선호해서 잘 팔리는 어떤 과자가 비만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통적인 마케팅 관점이라면 법규에 따라 그 과자의 열량과 지방 함량 등을 표시했으니 적극적으로 판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회 지향적 마케팅 관점에서라면 기업은 이러한 과자를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거나 그 판매를 감소시키는 역마케팅(De-marketing) 노력을 취해야 한다.  
 
사회 지향적 마케팅의 개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유사하나 그 대상과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CSR은 마케팅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의 가치 사슬상 모든 부문, 또 가치 사슬 밖의 지원 부문에서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공장을 지을 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 종업원의 건강과 안전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사무 공간에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 등은 CRS 관점에서 필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지향적 마케팅은 아니다.  
 
또,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직접적 관련 없이 수행되는 사회 공헌 활동, 예를 들면 기업차원의 후원이나 자선 활동, 환경 보호 캠페인 등은 CSR 관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사회 지향적 마케팅과는 관련이 없다. 부언하면, 특정 상품의 판매와 연계될 때 사회 지향적 마케팅이 성립될 수 있다.
 
 대의 명분 마케팅 
 
대의 명분 마케팅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특정 공익 활동에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상품 판매액의 일부를 결식 아동 돕기에 활용하거나, 나무 심기에 활용하는 등의 활동이 여기에 속한다.  
 
사회 지향적 마케팅이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마케팅 이념에 가깝다면 대의 명분 마케팅은 구체적인 활동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사회 지향적 마케팅은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추진할 수 있으나 대의 명분 마케팅은 명확한 목적을 지닌다.  
 
본고에서 논의하는 착한 마케팅은 사회 지향적 마케팅과 대의 명분 마케팅을 모두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공익 마케팅을 의미한다.  
 
2. 착한 마케팅의 특성 
 
착한 마케팅의 목적  
 
여러 기업이 마케팅에 공익을 담는 이유는 같지 않다. 공익이 궁극적인 목적인 경우도 있으나, 많은 경우는 수단 혹은 부수적인 목적이며 주된 목적은 역시 사업 자체에 있다. 물론 공익이 수단이라고 해서 그 의미가 없어지거나 공익을 표방한 사익의 추구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기업이 사익을 추구하는 과정에 공익이 가미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공익을 통해 추구하는 사익도 기업마다 다르다. 특정 상품의 판매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착한 활동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올려 받는 것을 겨냥하기도 한다. 또, 브랜드 이미지나 기업 평판을 높여서 장기적, 간접적으로 판매 제고를 도모하기도 한다. 이 중 어떤 목적을 갖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하거나 기업에 더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과 활동의 정합성이다. 기업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그러하지만, 특히 공익을 지향하는 마케팅 활동에서 목적과 활동의 정합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정합성에 따라 착한 마케팅의 성패는 좌우된다.  
 
또 착한 마케팅의 목적은 기업 자체의 이념과 공유 가치, 비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 자체의 이념이나 공유가치와 관련성이 낮다면 착한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  
 
 착한 마케팅의 지향점 
 
착한 마케팅은 무엇을 위하느냐에 따라 나누어볼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국내의 소외 계층이나 저개발 국가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또, 요즘 들어 많은 활동이 지향하는 것은 지구의 지속 가능성 제고다. 환경 보호, 자원 절감 등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거래 관계의 불공정이나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을 지향하는 활동도 많다. 이렇게 볼 때 CSR 활동에서 지향하는 것은 모두 착한 마케팅의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착한 마케팅의 범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착한 마케팅은 기업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상품이 생산되어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 사슬 관점에서 볼 때 착한 마케팅은 다시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상품 자체에 공익성을 담는 활동이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 저개발 국가의 노동력에 대해 공정한 대가를 지불한 상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음은 판매 과정에 공익성을 담는 활동이 있다. 인도의 힌두스탄 레버는 저가의 고품질 세제를 판매하면서 기존의 채널을 활용하지 않고, 농촌 지역의 여성 노동력을 활용하여 샥티(Shakti)라는 이름의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그 결과 판매 과정에서의 과실이 많은 수의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상품의 판매 결과에 공익성을 담는 활동이다. 매출액 혹은 이익의 일부를 공익 활동에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가장 흔히 수행되는 착한 마케팅 활동이다.
 
한편 비영리 조직의 모금이나 기부 활동까지 착한 마케팅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인 구달 연구소(Jane Goodall Institute)는 폐기 휴대폰을 수거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콩고의 고릴라 서식지에서 주로 채굴되는 콜탄(Coltan)이라는 광물의 양을 줄여 고릴라를 보호하고, 또 재활용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 활동은 수익금을 목표로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활동이지만, 착한 마케팅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Ⅱ. 착한 마케팅의 명암  
 
 
공익을 지향하는 많은 마케팅 활동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착한 마케팅 활동들은 물론이고 대중의 기대를 한껏 받았던 활동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공익을 지향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프로덕트 레드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는 2006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시작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착한 마케팅이었다. 이는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Red’라는 공동 브랜드를 소유한 특수 법인을 중심에 두고, 참여 기업은 공동 브랜드를 사용한 대가로 일정액을 기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프로덕트 레드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를 돕기 위해 팝 그룹 U2의 리더인 보노(Bono)와 사회 운동가인 슈라이버(Bobby Shriver)에 의해 설립되었다. 애플(Apple), 모토로라(Motorola), 델(Dell),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 갭(GAP), 아르마니(Armani),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스타벅스(Starbucks) 등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애플은 ‘Red’ 브랜드를 단 아이팟 나노 한대가 팔릴 때 10달러를 기부했고, 갭은 해당 제품 판매 이익의 50%를 내놓기로 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해당 카드 사용액의 1%를 기부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레드’ 카드를 사용하여 커피를 구매할 때 컵당 5센트를 기부한다.  
 
프로덕트 레드를 알리는데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와 오프라 윈프리(Oprah Winrey) 같은 유명 인사들도 발벗고 나섰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의 실적은 우울하다. 광고 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에 따르면 프로덕트 레드는 론칭 후 1년간 1억 달러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기부금 수익은 같은 기간 18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분석 하에 공동 브랜드를 통해 착한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보다 차라리 광고비를 단순 기부하는게 더 낫겠다는 자조 섞인 비판도 있었다.  
 
한편, 프로덕트 레드의 자체 분석은 이와 다르다. 론칭 2년 후 1억 달러를 돌파하고 지금까지 모인 금액은 약 1억 3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의 추정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금액이지만, 4년 가까운 기간 동안 많은 유명 브랜드가 함께 노력한 결과치고는 솔직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론칭 3년차부터 그 수익금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이 마케팅 활동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탐스 슈즈 
 
탐스 슈즈(TOMS Shoes)는 착한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 사례 중 하나다.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회사는 신발 한 켤레를 저개발 국가의 헐벗은 어린이들에게 기증한다는 것이 탐스 슈즈의 착한 마케팅 모델이다. 탐스 슈즈는 프로덕트 레드와 같이 2006년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창업자인 마이코스키가 주변의 도움 없이 자신이 운영하던 운전학원을 매각한 자금으로 창업한 탐스 슈즈는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 2009년에는 30만 켤레의 신발을 남미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기부했다. 판매 지역도 확대하여 올해는 우리나라에도 독립 점포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 회사는 신발 이외의 영역으로 사업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손댄 분야는 스케이트 보드다. 고객이 스케이트 보드 하나를 살 때마다 다른 하나의 스케이트 보드를 기부한다.  
 
똑같이 공익을 지향하는 마케팅인데 왜 어떤 경우는 실패하고 어떤 경우는 실패할까. 공익을 앞세운 마케팅이 실패하는 이유로 흔히 거론되는 것은 홍보 부족과 공익을 앞세운 사익 추구다. 그런데 프로덕트 레드의 사례는 이 같은 일반적 이유가 타당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프로덕트 레드는 유명인과 유명 브랜드를 내세우고 엄청난 광고와 언론 홍보가 동반되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또, 공익을 앞세운 사익 추구라는 면에서 프로덕트 레드는 누구보다 깨끗하다. 프로덕트 레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회사는 수익을 가져가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고, 고객이 기여한 돈은 100% 아프리카에 전달된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편, 탐스 슈즈는 소리소문 없이 사업을 시작했고, 개인 회사로 운영되기에 투명성은 프로덕트 레드보다 낮을 수 있음에도 결과는 성공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가 착한 마케팅의 성패를 갈라놓는 것일까.  
 
 
Ⅲ. 착한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 
 
 
1. 팔리는 상품에 공익을 추가  
 
공익성을 앞세운 제품들을 소비자의 눈으로 보면 왠지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착한 마케팅 차원에서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주체들도 물건의 품질이나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좋은 동기를 지닌 상품이니 구매하라는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친환경 제품이나 공정 무역 농산품 등을 보면 몸에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선뜻 눈이 가지 않는 상품이 많다. 이 같은 상품은 ‘착한 마음’으로 몇 번 구매할 수는 있으나 지속적으로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몸에 좋은 것보다 입에 단 것을 구매하는 성향(Hedonic Consumption)을 갖고 있다. 유기농 식품 전문점의 성장이 생각보다 느리고, 비만의 공포 속에서도 뷔페 음식점이 늘어나고, 고혈압을 걱정하면서도 고기 소비를 줄이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도 장기적으로 좋은 것보다 단기적으로 즐거운 것을 찾는 마당에 타인에 대한 소비는 말할 것도 없다. 고객의 눈과 손이 자연스럽게 가는 상품이 아니라면 아무리 공익을 앞세워도 지속적으로 팔리기는 어렵다.  
 
탐스 슈즈에서 파는 신발은 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를 기부한다는 공익성을 제거해도 그 자체로 독특한 물건들이다. 남미의 인디오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디자인의 신발은 이국적인(Ethnic) 취향의 유행을 타고 충분히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템이었다. 또, 모양은 남미의 전통 신발에서 모티브를 따오되, 기능적으로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여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 탐스 슈즈를 구입하는 고객들 중에는 이 회사의 착한 마케팅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중성이 높지는 않지만 등산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아웃도어 용품 업체인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설립 초기부터 친환경, 자연 보호에 관한 공익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런데 이 회사의 제품 또한 친환경이라는 공익성을 제거해도 디자인과 기능 등 전체적인 상품성이 뛰어나다.  
 
2. 주력 제품 중심의 착한 마케팅 
 
공익을 기업 존립의 주된 목적으로 삼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 아닌 일반 기업들은 착한 마케팅을 자사의 주력 상품이 아닌 주변 상품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착한 마케팅에 힘입어 팔아보려는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잘 팔리는 기존 상품의 이미지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착한 마케팅의 도움으로 판매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다. 프로덕트 레드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이면에는 참여 기업들이 일부 제품 혹은 매출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프로덕트 레드 제휴 스타벅스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매출만을 프로덕트 레드의 기부 대상으로 삼았다. 결국 대부분의 고객은 프로덕트 레드에 기여할 기회를 갖기 어려웠고, 그 결과 이것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게 되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판 프로덕트 레드라고 할만한 대규모의 공동 마케팅 캠페인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제품들도 상당수는 주력 제품이 아니라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거나 신상품이었다.  
 
기업이 착한 마케팅을 통해 노리는 효과가 특정 상품의 단기적인 인지도 제고나 언론 노출을 통한 기업 홍보 이상의 것이라면 착한 마케팅의 대상은 주력 제품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주력 제품을 착한 마케팅에 투입할 때는 제품의 아이덴티티와 지향하는 공익 활동의 이미지가 서로 어울리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몇몇 금융 기관들이 특정 스포츠나 체육인 등을 후원하는 금융 상품을 내놓은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고객은 금융 상품과 스포츠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다. 금융 기관들이 대외 홍보 효과는 거두었을지 모르나, 상품을 통해 공익과 고객을 이어주는 착한 마케팅을 수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   
 
3. 지속 가능한 공익 활동 선정  
 
착한 마케팅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대상이 되는 공익 활동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회적 이슈에는 시들해지는 이슈와 점점 더 강해지는 이슈가 있다. 기왕이면 좀 더 오랫동안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상을 고르는 게 효과적이다. 이런 접근은 기업 입장에서만 공익을 바라보는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필요성이 지속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더 가치 있는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핵이나 어린이 심장병은 80년대까지 심각한 문제였으나 이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큰 이슈가 아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에 동물들의 생존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고릴라나 오랑우탄 같은 영장류는 말할 것도 없고, 파충류나 양서류 때문에 중요한 개발 계획이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중요성이 커지는 이슈를 조기에 발견하여 선점하는 혜안이 착한 마케팅의 장기적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장기적 관점에서 이슈를 선정할 때 가능하면 이슈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이슈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라는 큰 이슈 아래 1-2년마다 구체적인 실천 이슈를 선정하여 추진한다. 지금은 야생 동물이 움직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북극의 일정 지역을 야생 동물 보호 구역으로 영구 보존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핵심 이슈에서 파생되는 이슈들을 끊임없이 발굴하여 일관성 속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은 이 회사의 공익 활동을 바라보는 고객과 이해 관계자들의 지속적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회사 구성원들의 자발적 동기를 계속적으로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4. 단순하고 명확한 활동 제시 
 
착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기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익 기여 방식은 수익금의 일부를 특정 활동에 쓴다는 식이다. 그런데, 수익금이라는 것부터가 모호하다. 어떤 경우에는 매출액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순이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기여 금액 중에 얼마가 공익 활동에 직접 쓰이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탐스 슈즈는 이러한 우려에 대한 시원한 해법을 제시한다. 신발 한 켤레 구입에 다른 한켤레를 기부한다는 방식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마찬가지로 착한 마케팅에서도 고객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확해야 한다.  
 
프로덕트 레드는 고객이 기여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명확하게는 보여주었으나 단순하게 전달하지는 못했다. 프로덕트 레드의 웹 사이트인 Joinred.com에서는 ‘How Red Works’라는 이름으로 이들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기금이 어떻게 전달되어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에이즈 진단과 투약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또 갭(GAP) 티셔츠 한장을 구입하면 9일분의 약품이 환자에게 공급된다는 식으로 특정 상품을 구입했을 때의 효과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고객의 마음에 기억될만한 핵심적인 내용이 잘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는 커피 9잔을 마셔야 하루치의 약품이 전달되는 등 브랜드간 기여액의 차이도 크다. 이러한 차이는 고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5. 공동 마케팅에서 탈피 
 
공익을 지향하는 마케팅은 흔히 공동 마케팅 형태로 추진된다. 함께 추진하면 비용은 적게 들면서 홍보 효과가 높다는 것이 이유다. 또, 좋은 일은 함께 하면 더 좋다는 막연한 생각, 즉 공동체를 위한 마케팅이라면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선입견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사의 착한 마케팅이 단기적인 홍보 효과를 위한 것이라면 공동 마케팅은 적합한 선택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착한 마케팅을 장기적으로 수행할 생각이라면, 이는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야 할 선택이다.  
 
앞에서 착한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로 상품과 공익과의 정합성 확보, 지속 가능한 공익 선택, 단순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등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특정 기업의 관점에서 가능한 포인트다. 여러 브랜드가 모이게 되면 각기 브랜드의 성격이 다르고, 참여 기업들의 관심과 의지가 다르기에 하나의 방향성 아래 일관되게 착한 마케팅을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착한 마케팅을 단순히 참여하여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장기적으로 공생(Win-Win)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모든 결정권은 해당 기업이 지녀야 한다.  
 
브랜드와 공익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전체 상품군 중 일부 제품 라인 혹은 서브 브랜드를 공익 위주로 운영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착한 소비, 착한 마케팅은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객의 감정적 소비 행태와 기업의 복잡한 현실이 숨어 있다. 당위적 이유를 내세워 개인과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착한 마케팅은 성공하기 어렵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착한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과 기업, 공익 중 모두가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 출발점은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상품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착한 마케팅 전략이다.   <끝>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2009년 3/4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

2009년 3/4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
(대전=뉴스와이어) 2009년 10월 07일 -- 2009년 3/4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

□ 한·육우 사육마리수는 264만1천마리로 전분기보다 4만2천마리(1.6%) 증가

한우 산지가격 상승,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08.12) 및 쇠고기 이력추적제 시행(’09.6)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기인

작년 6월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라 하락했던 산지가격은 수입재개 이전수준으로 상승

시도별로는 경북, 전남, 충남 순으로 사육
  * 한우 산지가격(600kg,수컷/농협중앙회) : (´07.12) 476 → (´08.12) 365 → (´09.5) 370 → (´09.8) 487만원

□ 젖소 사육마리수는 43만8천마리로 전분기보다 1천마리(0.2%) 감소

원유생산조절제도의 지속적 추진, 저능력우 도태 등에 기인

시도별로는 경기, 충남, 경북 순으로 사육

□ 돼지 마리수는 938만1천마리로 전분기보다 33만7천마리(3.7%) 증가

가격호조, 사료가격 안정 등에 기인

시도별로는 경기, 충남, 경북 순으로 사육
  * 경매가격기준 산정가격(110kg/농협중앙회) : (´07.12)217 → (´08.12)337 → (´09.5)321 → (´09.8)376천원

□ 산란계 마리수는 6,199만8천마리로 전분기보다 85만5천마리(1.4%) 증가, 육계는 6,812만3천마리로 전분기보다 3,186만마리(31.9%) 감소

산란계는 계란가격의 호조세 지속, 입식증가 등에 기인
  * 계란 산지가격(10개, 특란/농협중앙회) : (´07.12) 965 → (´08.12) 1,216 → (´09.5) 1,250 → (´09.8) 1,185원

육계는 여름철 특수가 끝나는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
  * 육계 산지가격(1㎏, 생체/농협중앙회) : (´07.12) 1,405 → (´08.12) 1,816 → (´09.5) 2,105 → (´09.8) 1,838원

시도별 닭 사육마리수는 경기, 충남, 전북 순으로 조사됨

◎2009년쌀 예상생산량 조사결과

2009년쌀 예상생산량 조사결과
(대전=뉴스와이어) 2009년 10월 06일 -- 금년 쌀 예상생산량은 468만 2천톤으로 전망
 - 10a당 수량 : (평년)496kg, (’07)466→(’08)520→(‘09)508p

이는 전년에 비해 16만1천톤(3.3%)이 감소하였으나, 평년보다 11만7천톤(2.6%)이 증가한 것임

재배면적은 도로건설, 택지개발 등으로 인한 논 면적 감소로 전년에 비해 1.2% 감소한 92만4천ha로 나타났으며, 단위면적(10a)당 수량은 생육기 중(7월) 잦은 강우로 인해 생육이 다소 지연되고 이삭당 낟알수가 감소하였으나, 이후 기상여건이 좋아 508kg으로 전망됨

Ⅰ. 조사 결과

 1. 쌀 예상생산량

금년 쌀 예상생산량은 전년보다는 3.3% 감소하였으나 평년보다 2.6% 증가한 468만 2천톤으로 전망됨

재배면적은 92만4천ha로 형질변경 등으로 논 면적이 감소하여 전년에 비해 1.2% 감소하였고, 단위면적(10a)당 예상수량도 508kg으로 전년 520kg보다 2.3% 감소하였으나 평년 보다는 2.4% 증가함

병충해 발생비율은 소폭 증가하였으나 전반적 피해상황은 전년에 이어 미미한 수준을 보임
  ※ 피해 포구수 비율 : (’07) 26.1% → (’08) 9.6 → (’09) 9.5
  ·병충해 발생 비율 : (’07) 15.2% → (’08) 3.9 → (’09) 4.7

벼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7월경)에 잦은 강우로 생육이 다소 지연되었으나 이후 기상여건이 좋아 단위면적(10a)당 수량은 평년에 비해 증가함
  ※ 포기당 이삭수 : (’07) 18.9개 → (’08) 18.8 → (‘09) 19.6
  이삭당 낟알수 : (’07) 79.4개 → (’08) 82.2 → (‘09) 73.2

도별 쌀 예상생산량은 전남(886천톤), 충남(877천톤), 전북(734천톤)의 순으로 나타남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년 생산량 보다는 다소 감소하나 평년작을 웃도는 작황을 보임

 2. 10a당 예상수량

10a당 예상수량은 508kg으로 전년(520kg) 보다는 감소하였으나 평년(496kg) 보다는 증가함
 
모내기부터 가지치는 시기까지(이앙 및 분얼기 : 5 ~ 6월) 적당한 온도와 강수량으로 이삭수가 전년보다 증가하였으나,

  ※ 이앙 및 분얼기 기상현황(기상청)
  ·평균기온(℃) : (평년) 19.0, (‘07)19.5 → (‘08)18.7 → (‘09)19.8
  ·강수량(mm) : (평년) 275.4, (‘07)203.2 → (‘08)303.4 → (‘09)258.3

벼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유수형성기 : 7월경)에 잦은 강우로 인해 이삭당 낟알수는 전년에 비해 감소함
  ※ 유수형성기 기상현황(기상청)
  ·강수량(mm) : (평년)263.4, (‘07)254.4 → (‘08)238.8 → (‘09)479.6
  ·일조시간(hr) : (평년)179.2, (‘07)116.5 → (‘08)135.4 → (‘09)113.8

전년에 이어 병충해, 수해, 냉해 등의 피해가 크게 없었고 벼 알이 영그는 시기(등숙기 : 9월)에 기상여건도 좋아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

도별로는 충남의 단위면적(10a)당 수량이 545kg으로 전년에 이어 최고치가 될 것으로 예상됨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은 충남(545kg), 전북(530kg), 충북(522kg)순으로 전망됨

 3. 세부 항목별 내역

1m2당 포기수는 전년에 비해 0.2포기가 감소한 21.2포기임

병해충 방지, 태풍으로 인한 도복 피해 우려 등으로 밀식 재배를 기피하는 경향에 의해 1m2당 포기수는 매년 감소 추세를 보임

포기당 이삭수는 19.6개로 전년대비 4.3% 증가함

가지치는 시기(분얼기 : 6월)에 적당한 온도와 강수량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함

이삭당 낟알수는 73.2개로 전년에 비해 10.9% 감소함

벼 알이 형성되는 시기(유수형성기 : 7월)에 잦은 강우와 일조시간 부족으로 감소함

병충해, 수해, 냉해 등의 피해는 전년과 비슷한 9.5%를 보임

7월 지속적인 강우로 인해 전년에 비해 병충해 비율이 다소 증가하였으나 미미한 수준임

◎한국의 차별 출산력 분석

한국의 차별 출산력 분석
OECD 국가별 합계출산율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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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와이어) 2009년 10월 11일 -- 한국의 차별 출산력 분석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장·단기적인 정책 방향의 설정을 위한 기초 자료 제공을 위해, 인구주택총조사와 인구동향조사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것입니다.

1. 지역별 차별 출산력

저출산 지역과 인구감소 지역의 불일치

합계출산율을 시군구별로 보면 높고 낮은 지역이 뚜렷이 구별되는 가운데, 저출산 지역의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2000~2007년 동안 합계출산율 하위 지역은 변동이 거의 없음. 2000년에 하위 30위권이었던 지역 중 20개 이상의 시군구가 지속적으로 하위 30위권에 포함됨. ※ 합계출산율: 여성 1명이 가임기간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

서울·부산·대구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와 수도권의 합계출산율이 낮음. 서울 강남구·강북구·서초구·종로구, 부산 동구·서구·수영구·중구, 대구 중구 등이 대표적임. 특히 서울 강남구와 부산 중구의 경우 2005년과 2007년에 연속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보이고 있음

이 지역들은 미혼율이 높고 기혼 여성의 출산율이 낮음. 서울(12.5%)과 부산(8.9%)의 35~39세 여성의 미혼율은 전국 평균 7.2%에 비해 높게 나타남. 기혼 여성의 평균 출생아수는 시도별로는 서울(1.75명)·경기(1.77명)·인천(1.81명) 순으로 적고, 전남(2.38명)이 가장 많음. 평균 출생아수 하위 30개 시군구는 모두 수도권에 위치함. ※ 평균 출생아수: 기혼 여성이 조사 시점까지 낳은 누적 자녀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 지역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출산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촌 지역에서는 인구 유출 문제가 심각하므로 인구 정책의 지역별 차별화가 필요함

2.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른 혼인·출산의 선택

고학력·전문직 여성의 미혼율이 높음

미혼 여성의 교육수준은 유자녀 남성과 유사하거나 더 높음. 40~44세 대학원졸 비율은 미혼 여성 5.2%, 기혼 유자녀 남성 4.1%임. 미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에 비해 낮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다른 여성 집단과 큰 차이를 보임. 미혼 여성과 기혼유자녀 여성의 취업률은 각각 25~29세 78.3%, 25.7%, 30~34세 76.7%, 33.8%로 주출산 연령대에서 큰 차이를 보임. 미혼 여성은 관리·전문직과 사무직 비율이 높음. 30~34세 여성의 경우 관리·전문직 비율이 미혼 여성 27.4%, 기혼유자녀 여성 9.7%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 경제활동상태나 직업에 있어 남녀차가 심할 뿐 아니라 여성 간에도 혼인과 자녀 출산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

주출산 연령대의 미혼율 급증은 저출산 문제의 핵심 원인임

2000~2005년 사이 미혼 여성 비율이 30~34세는 10.5→19.0%, 35~39세는 4.1→7.6%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음. 미혼율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기혼 여성의 출산율 조절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됨

도시 지역의 미혼율이 높음

합계출산율을 감소시키는 미혼율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지역의 미혼율이 높음. 서울은 35~39세 여성의 12.5% 즉,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미혼임. 과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농촌 총각’ 문제만큼이나 도시의 ‘미혼·비혼 여성’의 증가는 저출산 현상과 관련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

미혼율이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가상의 연령 집단을 만들고 미혼율의 변화에 따른 합계출산력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음. 합계출산율이 2명인 가상의 20~39세 연령 집단에서 여성의 미혼율이 10%로 증가하면 유배우 출산율이 그대로 유지되어도 합계출산율은 1.8명으로 0.2명(10%) 감소함

3.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른 기혼 여성의 차별 출산력

1990년대 이후 OECD 국가들에서는 여성의 취업률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은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존 연구에서는 여성의 고학력화와 경제활동참가 증가를 유배우 출산율 감소의 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이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라 연령대별로 출산력과 사회경제적 특성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연령을 고려하지 않아 생긴 결과로 판단됨

1) 교육수준에 따른 차별 출산력의 변화

출산력의 하향평준화 경향으로 교육수준별 차이 감소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출산율이 감소하는 현상은 약화되고 있음. 완결출산력을 보이는 40~44세에서 평균 출생아수의 차이는 거의 사라짐.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초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출산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지만, 교육수준별 생애 총출생아수는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출산율이 높았던 저학력 인구 집단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 초졸 이하 여성의 평균 출생아수는 55~59세 2.99명, 40~44세 2.10명으로 감소폭이 가장 큼. 최근 인구동향조사 자료에 의하면 2000~2007년 동안 교육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다자녀 비율의 감소폭이 큼. 다자녀 비율이 대졸이상에서는 6.5→6.2%로 0.3%p 감소하였으나, 초졸에서는 31.3→17.6%로 급격하게 감소함

2) 직업에 따른 차별 출산력의 변화

출산력의 하향평준화 경향으로 직업별 차이 감소

대체로 평균 출생아수가 농림어업직군에서 많고 관리·전문직과 사무직군에서 적지만 최근에 출산이 완결된 연령대의 직업별 차이는 적음. 40~49세 여성의 직업별 평균 출생아수의 차이는 농림어업직군을 제외한 나머지 직업군에서 미미함

출산율이 높았던 농림어업직군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 농림어업직군 여성의 평균 출생아수가 55~59세 3.44명에서 40~44세 2.33명으로 1.11명 감소하였는데, 이는 직업군 중 가장 큰 감소폭임. 최근 인구동향조사 자료에 의하면 2000~2007년 동안 농림어업직군에서 다자녀 비율의 감소폭이 큼. 다자녀 비율이 관리·전문직군에서는 6.1→4.7%로 1.4%p 감소하였으나, 농림어업직군에서는 36.2→26.1%로 급격하게 감소함

3) 경제활동상태에 따른 차별 출산력의 변화

연령대별로 경제활동상태에 따른 평균 출생아수가 차별화됨. 주출산 연령층인 40세 미만에서는 비경제활동인구의 평균 출생아수가 취업자나 실업자에 비해 많음. 모든 연령대에서 실업자에 비해 취업자의 평균 출생아수가 많은 것은 출산에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줌. 우리나라 여성들, 특히 임금근로자의 혼인·출산에 따른 부담이 큼. 경제활동참가율이 주출산 연령대에서 급격하게 낮아짐에 따라 M자형을 띠고 있음.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의 평균 출생아수가 적음

4. 연령대별 출생아수 감소의 차별화

출생아수 감소 특징이 연령대별로 다름

50대 이상: 세자녀 이상 다자녀 출산이 두자녀 출산으로 이행. 다자녀 비율은 55~59세 53.8%에서 50~54세 35.8%로 급격하게 감소. 두자녀 비율은 55~59세 36.7%에서 50~54세 53.3%로 급격하게 증가

30대: 한자녀 출산의 증가와 두자녀 출산의 감소. 추가적인 출산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한자녀 비율이 35~39세 17.4%, 30~34세 34.3%로 큰 차이를 보임

최근 인구동향조사 자료에 의하면 다자녀 비율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두자녀 비율의 감소와 한자녀 비율의 증가가 뚜렷함. 2000년 이후 다자녀 비율은 대체로 일정함. 2000~2007년 한자녀 비율은 45.3→51.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두자녀 비율은 41.6→36.5%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

5. 남아선호가 추가적인 출산에 미치는 영향력 감소

첫째아와 둘째아가 모두 여아인 경우 추가적인 출산이 많이 이루어짐. 여아-여아-남아와 여아-여아-여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37.3%, 16.9%로 남아-남아-여아(7.8%) 등 다른 성별 구성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 하지만 남아선호가 추가적인 출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젊은 연령층으로 올수록 감소하고 있음. 아들만 둘, 딸만 둘인 경우 추가적인 출산이 연령대에 따라 다름. 여아-여아-남아의 구성 비율은 45~49세 48.9%, 35~39세 34.6%, 25~29세 21.6%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 남아-남아-여아와 여아-여아-남아 비율이 45~49세에서는 10배 이상 25~29세에서는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임

6. 합계출산율 국제 비교

OECD 국가의 합계출산율은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지만, 1990년대 이후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회복 경향을 보이고 있음.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임

◎2010년 주요 산업 전망과 현안

현대경제연구원 ‘2010년 주요 산업 전망과 현안’
제조업 생산 및 재고 지수증감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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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의 2009년 및 2010년 경기 국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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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품목별 수출대상국 비중(2009년 1~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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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와이어) 2009년 10월 18일 -- 현대경제연구원이 2009년 10월 19일자로 발행하는 VIP리포트 ‘2010년 주요 산업 전망과 현안’ 보고서 주요내용

1. 산업 전망의 전제조건

(대외 경제 여건) 2010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개도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세계 교역량이 완만하게나마 증가세로 돌아 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인도, 중동 등 신흥공업국과 산유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제 여건) 이러한 대외 여건 개선으로 한국의 2010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3%대 후반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소비는 소비자 심리와 고용 상황의 개선 등으로 3%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설비투자도 전년도 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와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 지속, 환율 하락 등에 의한 투자 심리 개선 효과 등으로 7% 내외의 증가율이 전망된다. 반면 건설투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공공 투자가 지속되지만, 주택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산업 전망의 명암

첫째, 전반적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 회복세가 전망된다. 2010년 주요 산업 경기는 국내외 경제의 회복 기조 진입으로 대체적으로 2009년보다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아 산업 경기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이나 2008년 상반기 수준에 미치지 못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수출 부문이 내수 부문에 비해 상대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에는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받았던 내수 부문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세계 경제 회복으로 주력 산업들 내 수출 부문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 한편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조선업은 해운경기 침체로 신규 수주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기존 수주량이 최근 연평균 건조량의 4배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제조업이 비제조업에 비해 회복세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내수 경기보다 수출 경기 회복세가 빠를 것으로 보여 생산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 경기가 비제조업 경기를 앞서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제조업중 물류 산업의 경우 무점포 판매업의 지속 성장 등의 영향으로 다른 비제조업에 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넷째, 산업별 경기회복 체감 온도에 격차가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증감률 기준(해운은 지수 기준, 물류는 시장규모증가율 기준)으로 산업별 경기를‘불황 → 회복 → 호황 → 후퇴’의 네 국면으로 구분한다면 대부분 회복 국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경기 회복 강도와 속도에 따라 약회복 산업 및 강회복 산업으로 구분한다면,‘강회복 산업’으로는 기계, 자동차, 물류(택배), IT, 건설 등이 해당될 것으로 보이며‘약회복 산업’으로는 해운, 철강 산업을 들 수 있다. 예외적으로 경기 호조세가 다소 약화되는‘경기 후퇴 산업’에는 조선업이 해당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 불황 산업’에는 글로벌 공급과잉 위기에 직면하게 될 석유화학 산업을 들 수 있다.

다섯째, 지역별 경제회복 속도 차이로 수출 산업간 희비 교차가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회복을 나타냄에 따라 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대 중국 수출 비중 27.6%), IT 산업(32.3%)의 호조가 예상된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 수출 비중이 52.6%에 달하고 있으나, 중국 및 중동 국가들의 산업설비 신증설 투자 완료에 따른 시장 과잉 공급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건설업은 전반적인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해외건설 부문이 중동을 중심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3. 주요 산업 전망 및 현안

(조선) 2010년 세계 경제가 회복 기조를 보이면서 조선업은 생산과 수출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주실적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세계시장에서의 수주환경 악화, 수주격감으로 인한 자금경색 지속, 업체들의 사업다각화와 이에 따른 위험부담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기계) 기업 투자심리 개선으로 설비투자용 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요 현안으로는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담수·플랜트 수요의 회복, 미약한 경기 회복세 극복을 위한 신시장 개척 노력, 그린 이코노미 확산에 따르는 기계설비 녹색화 확대 등이 예상된다.

(자동차) 2010년에는 주요국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출과 생산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친환경·고연비차의 시장 경쟁 심화, 자동차 산업내 지각 변동, 업계의 실적 부진 극복을 위한 경영 합리화 노력 가속 등이 주요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국내외 경기의 회복 정도에 따라 상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재고가 소진된 이후 다소의 시차를 두고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현안으로는 생산 설비의 과잉 투자 우려, 공급자 중심의 원료 업계 재편, 해외 진출의 유인 요소 증가, 철강 기업들의 그린 이미지 구축 경쟁 등이 전망된다.

(석유화학) 2009년 하반기 반짝 회복을 보였던 석유화학 산업은 2010년에 들어 중국, 중동의 신증설물량의 시장 유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기가 재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현안으로는 중국·중동 생산 급증에 의한 글로벌 공급 과잉 고착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익 악화, 업계 내 사업구조 합리화 및 합종연횡 강화 등이 예상된다.

(해운) 세계 경제의 회복과 교역 증가로 해운 수요의 반등이 기대되지만 선복량(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제한적 수준의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해운업이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대량화물 화주들의 해운업 지분 확대, 중소업체들의 법정관리와 대기업 인력 구조조정 지속, 중국 해운업의 부상 등을 들 수 있다.

(물류·택배) 전반적인 경제 불황기에도 사이버쇼핑몰 시장의 확대로 증가세를 유지했던 택배 시장은 2010년에는 소비 회복이라는 긍정적 요인으로 운송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정부가 ‘녹색물류’ 이슈를 포함한 물류산업 선진화를 적극 추진함에 따라 사업 방식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 격화로 단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업계의 수익성 확보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종 내 구조조정 완료에 따른 수급 여건 개선, PC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업황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현안으로는 업종 성숙화로 인한 수익성 하락에 대응하여 업계 내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는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건설) 민간·주택 부문 부진에도 4대강 사업 등 공공 수요 확대가 이를 상쇄하여 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건설업이 당면하게 되는 주요 현안으로는 공공·민간 부문 경기 양극화가 대형기업·중소기업간 경기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존재하는 점을 들 수 있다.

4. 정책적 시사점

첫째, 산업 경기 회복세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지속되어야 한다. 2010년 전반적인 산업 경기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특히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내수 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시장 수요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별 주력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세 감면, 금융 지원 확대 등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SOC 투자 집행 속도의 제고, 기업 관련 규제 완화폭의 확대 등을 통해 부양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산업 경기 사이클 별로 차별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산업군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에 그쳐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산업 내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업종의 구조적 장기 불황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수단과 강도에 대한 세심한 판단을 통해 자칫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산업 기반 자체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신흥공업국 중심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주력 수출 산업 경기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중국 등 신흥 공업국과 최근 유가 상승으로 다시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산유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시장에 대한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대기업·중소기업의 수출 공조 시스템 구축, 우리 기업들의 현지 유통·물류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지원 등 다각적인 마케팅 및 판로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주요 경제권과의 FTA 추진을 가속화해야 한다.

넷째, 세계 경제 회복세 부진에 따른 통상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2010년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뚜렷한 성장 견인 산업이 존재하지 않고 글로벌 산업 구조조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요국들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진국들이 개도국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우려가 높다. 이에 대비하여 주요국의 경제·통상 관련 규제 변화 움직임에 대한 정보의 신속한 확보, 분석, 대응을 통해 우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차세대 성장의 발판이 될 신성장 산업의 조기 발굴 및 육성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산업지도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에서 미래사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577전략’과 같은 국가 R&D 투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산업 형성 초기에 있는 미성숙 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장개설자 역할을 강화하며 금융·세제상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새롭게 부각되는 녹색 산업 관련 R&D 투자 확대, 관련 시장 수요 조성 및 육성 등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 [한상완 산업전략본부장]

2009년 10월 21일 수요일

◎일본 기업, 원가·눈높이 낮추며 부활 시동

LG경제연구원 '일본 기업, 원가·눈높이 낮추며 부활 시동'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로 인한 엔고 상황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 신흥시장 개척, 앞선 기술을 통한 차별화 등으로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일본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되고 엔화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와의 경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이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리먼 쇼크의 여파로 전세계 수요가 급감한 데다가 엔화가 강세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2008년 9월 106.6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2009년 10월 7일 현재 88.8엔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달러표시 판매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의 소비 위축, 설비투자 축소 등이 맞물리며 일본 제조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그림 1> 참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하던 일본의 대표 기업들이 금번 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1970년대 이후, 변동환율제 도입, 플라자 합의 등 수 차례의 엔고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비용 절감, 구조조정, 제품 차별화, 생산기지 이전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일본 기업들은 엔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네 배 가까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에도 일본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엔고와 매출 감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대응 전략 유형과 사례들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원가 절감 통해 손익분기점 낮춰 
 
먼저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와 엔고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원가 절감에 나서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출장비와 접대비 뿐만 아니라 사무용품 구입비, 광고비, 전기세, 마케팅 비용, 기타 잡비 등 각종 비용 축소 노력을 경주하여 손익분기점을 낮춤으로써 매출 감소(또는 손실)를 일부나마 보전하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여러 엔고 극복 방안 중 원가 절감은 단기적인 처방에 속하지만 ‘마른 수건도 짜는’ 그 간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면서 효과 또한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스즈키 자동차의 경우 사무용품 구입 비용까지 사장이 직접 관여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함으로써 조직 내부의 긴장과 원가 절감 마인드를 제고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도요타 자동차는 임원에 대한 보고서를 포함한 각종 문서 인쇄 시에 컬러 사용을 금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을 체계화하기 위해 코스트 절감을 위한 의결 기구 등을 설치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08년 10월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직후 ‘긴급대책위원회’를 설치하여 생산능력 증강을 위한 투자 동결, 절전형 조명으로의 교체, 방문객에 대한 음료 제공 금지, 임원 출장 시 고속철도의 고급 좌석 이용 금지, TV 광고의 인터넷 광고로의 전환 등의 사안에 대해 의결하였다. 또 NEC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설계 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기로 하면서 하청 업체나 외주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표 1> 참조).
 
이러한 원가 절감 노력은 엔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위한 해외 생산 강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일본 기업들은 그 동안 엔고 시기 때마다 꾸준히 해외직접투자 및 위탁생산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고 호황이 시작되자 엔저를 바탕으로 일본 내 생산시설을 다시 늘린 바 있다. 이러한 가치사슬의 자국 회귀는 결과적으로 서브프라임 사태로 초래된 엔화 가치 급변동에 대한 대응 능력을 저하시켰고 일본 기업들은 다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일본 내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직 계열화를 통한 일관 생산체제보다는 연구개발 분야와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 해외법인 지원 파트 등만 일본에 남기고 나머지 생산 및 조립 기능을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글로벌 공급사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과 현지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더 나은 방안이라는 인식이 재차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위기에서 특히 타격이 컸던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해외 생산 확대가 눈에 띄고 있다. 혼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서 미니 밴의 생산을 개시하겠다고 공표하였다. 생산 차량은 일본에서 ‘Freed’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다목적의 9인승 자동차이다. 현지 생산의 이점을 활용,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을 인근 동남아 국가들에서 조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도 인도 현지 공장에서 소형 자동차용 엔진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에서의 소형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도시바 등 일본의 전자업체들 또한 올 들어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등지에서 위탁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신흥시장의 중산층 Targeting 
 
앞서 언급한 일본 기업들의 원가 절감이나 해외 생산 강화 노력은 과거 엔고 시기에도 존재했던 트렌드이다. 그러나 금번 위기 이후에는 단순한 효율 제고 측면만이 아닌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중저가 제품 생산 목적으로도 비용 절감 및 현지 생산 확대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일본 정부에서도 신흥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일본 기업들이 선진국 소비자에 대한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신흥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중저가 및 매스티지 제품 개발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위기 동안 엔고 이외에도 일본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로 수요 급락이 컸던 선진국 시장에 비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을 상대적으로 도외시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발간한 ‘통상백서’에서 아시아 신흥시장의 개척이 일본 경제와 일본 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그림 2> 참조). 세대 당 소득이 5,001달러에서 3만5,000달러에 달하는 중산층이 중국 4.4억 명, 인도 2.1억 명을 포함해서 아시아 전체에 8.8억 명이 존재하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 기업들의 현지 시장 개척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최근 이에 발맞추어 이들 8.8억 명의 중산층에 기초한 범용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의 품질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도 저가격을 실현하기 위해 현지 부품 및 자재 조달, 제품 설계 등의 전 과정에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닛산 자동차의 저가격 차량이 일본 기업의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 회사는 2008~2012년도 중기 경영계획인 ‘닛산GT 2012’를 통해 신흥국 시장 개척을 위해 저가격의 자동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당 가격이 30만엔(2,500달러) 수준의 초저가 자동차를 2010년 초에 태국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인도 Tata Motors사의 초저가 차량인 ‘Nano’에 대항하기 위한 이 자동차는 인도 공장으로부터 전세계, 특히 각 신흥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닛산 자동차는 이를 위해 기본적인 기획 및 설계는 협력사인 인도의 Bajaj Auto사에게 맡기면서 이 회사에 대한 기술 지원을 실시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또한 80~90만엔 수준의 엔트리 카(entry car)를 개발하여 2011년부터 인도와 그 주변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파나소닉은 중장기 경영계획을 통해 BRICs와 베트남을 전략적 시장으로 규정하였다. 향후 3년 동안 인도에 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우선 소매판매망의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현재 확보한 인도의 5개 생산 공장을 향후 3년 동안 8개로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인들의 생활습관에 대응한 중저가 제품 개발에 주력하면서 인도에서 자주 발생하는 정전 사태에 대비하여 전기가 멈추어도 일정기간 작동하는 냉장고의 개발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서 인도에서의 매출액이 2009년에는 2008년 대비 2.7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을 포함하여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내수 확대 트렌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현지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상당 부분 현지의 중산층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차별화를 꾀하되 필요 없는 기능은 단순화시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제품 설계 측면에서의 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일본 부품, 소재의 현지 법인 및 위탁 생산 업체에 대한 수출 확대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올 들어 일본의 對선진국 수출은 부진한 반면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선전하며 전체 일본 수출의 회복을 주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 일부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그림 3> 참조). 또한 이러한 현지 생산 및 판매로 각국 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 경향에도 대응하게 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흥국 인프라 및 관련 수요도 개척 
 
한편 일본 기업들은 신흥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인프라 수요의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건설, 플랜트 사업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진출은 과거부터 지속돼 왔지만 최근에는 특히 고속철도 사업 및 관련 분야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쓰비시 전기의 경우 신흥국에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이 확대되는 것에 주목하여 일본 내 철도 사업에서 확보한 고속철도 관련 기술력을 해외 시장에서도 활용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의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막대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공사비가 5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 남북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서 일본의 신칸센 규격이 도입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미쓰비시 전기는 관련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인도 도시철도 사업의 경우 다른 기업들과 함께 공동 수주에 성공하였는데 미쓰비시 전기는 차량용 핵심 장치인 모터와 제어장치를 납품하게 되었다. 여기에 최신 IT 기술과 고속통신망을 결합하여 전철이나 철도 내에서 광고 동영상이나 노선 안내 등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시스템 사업 또한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등 앞선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와 중저가 제품 개발이 코스트 절감과 판매가격 인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본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국이 위기 극복을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산업을 꼽고 있는 만큼 일본의 기술 비교 우위는 향후 글로벌 그린 산업 지형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일본 업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선 소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 효율이 가장 높은 제품들을 개발, 시판 중이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결정형 실리콘 방식의 태양전지에서 산요 전기 등은 에너지 전환 효율 20% 내외를 달성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리콘의 사용량을 줄인 박막형 태양전지에서는 샤프가 9%, Kaneka가 12%의 효율을 달성하고 있다. 화합물 소재 태양전지나 양자 Dot형 태양전지 등 아직 양산이나 제품화에 어려움이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제품군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한 발 앞선 기술력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표 2> 참조).  
 
또 태양광이나 풍력 등 직류 전력의 생산 및 사용이 확대되는 것에 대비해 직류 가전 제품의 개발을 준비하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 현재 가정용 전자제품은 교류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가정에 설치될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직류여서 교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력의 30% 가량이 손실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직류 전기를 가정용 축전지에 보관했다가 LED 조명, 경보기, 환기선 등에 공급하고 교류 전기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기존 가전에 그대로 공급하는 교류/직류 겸용 하이브리드 배전 시스템 또한 일본 업체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절전 기능 등 그린 기술로 기존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사례로는 샤프가 있다. 샤프는 LCD TV의 광원으로 LED를 활용한 제품을 올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LED 활용으로 연간 소비전력을 30% 이상 절감함으로써 소비자의 이익 증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파나소닉은 B5 크기의 모바일 노트북 PC를 10월 말에 발매할 계획인데 이는 표준 배터리 사용시 약 16시간 동안 연속 사용이 가능한 절전형 모델이다. 백라이트에 소비전력이 적은 LED를 활용하고 각종 절전기술을 도입한 결과이다.    
 
친환경 기술 외에도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통해 성공하고 있는 사례 또한 있다. 글로벌한 소비 부진 속에서도 히트를 기록하려면 가격 이점과 함께 차별화된 부가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모순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를 엄선하여 집중한 일본 기업들이 존재한다. 문방구 업체인 ‘King Jim’이 2008년 말 출시한 디지털 메모장인 ‘Pomera’는 마치 메모장에 기록을 하듯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특화되어 호응을 얻고 있다. 노트북 PC와 달리 문자 정보 작성에만 집중하여 가격을 2만 엔대로 억제하였고 초경량에 소형 전지 2개로 2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효율을 제고하였다. 크기는 휴대폰보다 다소 큰 정도여서 휴대가 간편하고 회의 중에 간단하게 텍스트를 메모할 수 있으며 입력한 데이터를 PC에 전송할 수도 있다.  
 
일본 기업들, 점진적 수익 회복 전망 
 
이처럼 비용 절감에서부터 현지생산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 고부가가치 및 친환경 기술 활용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와 엔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이들이 엔고가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채산성을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 만큼 그 잠재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향후 엔고가 얼마나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일본 기업들의 수익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향후 완만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이 엔고의 영향을 극복하고 있는 사례는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기업들은 위기 직후 원화 약세 등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에서 선전할 수 있었다. <그림 4>와 같이 엔화에 대한 원화의 약세로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일본과의 격차를 축소해 왔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추이를 나타내면서 일본 기업들이 위기에 빠진 전철을 향후 우리 기업들이 그대로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최근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강세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수출액 격차는 다시 확대 추세로 반전되었다.
 
앞으로의 원화 강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본 기업들의 다양한 위기 극복 노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주요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 격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일본 엔화에 비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원/엔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엔고 시절을 버텨온 일본 기업들이 그 간의 구조조정, 기술 개발 노력과 가격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공세를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말 리먼 사태 발생 당시 우리 기업들이 이만큼 선전하게 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듯 내년의 경쟁 환경, 특히 주요 경쟁국인 일본 기업들과의 경합 관계가 반전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끝>

 

 

◎차이완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LG경제연구원 '차이완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등장으로 양안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사회적인 교류에 이어 경제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대만해협 양쪽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결 유연해진 중국 공산당 정부의 대만정책,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대만경제가 대만해협에 훈풍을 불어온 배경이다.  
 
대만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화공제품들과 디스플레이 등은 대만경제도 포기할 수 없는 수출 효자품목들이다. 양안 경협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는 연말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 기술제휴, 자본투자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대만과 수입집중도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쟁품목을 대상으로 양안 간 유력한 경협형태가 어떤 파급효과를 나타낼지 분석해보았다. 화공분야에서는 관세인하 프로그램의 가동 가능성이 높고, LCD분야에서는 양안 업체간 수급거래를 고착시키는 잠금 효과(Lock-in)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특정 품목에 크게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양안의 경협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양안의 경협 활성화가 호혜적 무역협정(PTA)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에도 강력한 촉진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 목 차 > 
 
Ⅰ. 최근 양안협력의 배경
Ⅱ. 한국-대만 대중 수출상품의 경쟁강도 분석
Ⅲ. 화공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Ⅳ. LCD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Ⅴ. 시사점
 
 
 
중국과 대만의 경제분야 협력 가능성을 상징하는 ‘차이완(Chiwan)’ 이란 용어는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造語) 중 드물게 국제적으로 널리 인용된다. 대만 민진당의 8년 집권을 끝내고 취임한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3월 한국에서 먼저 제기됐다.  
 
국민당 집권 1년여가 지난 요즘 차이완은 한국보다 대만 언론과 대만 집권당이 더 자주 입에 올린다. 지난 6월2일 대만 국민당은 “한국은 이제 ‘서두르지 않고 참을 성 있게’ 중국과의 경협을 진행시켰던 과거 이덩휘(李登輝) 총통과 중국과의 경협 자체를 백안시했던 민진당 정권에 감사해야 한다”는 한 언론의 기고문을 홈 페이지에 실었다. 중국과의 경협을 적극 추진하는 자당 정책의 효과와 타당성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한국 언론이 글로벌 경제위기란 터널 속에서 가장 먼저 출구를 발견했다며 우리 경제 및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자찬하는 동안 중국과 대만의 경협은 더 한층 가시적인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바로 올 5월 말 열린 대만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회담이다. 벌써 국민당 재집권 이후 두 번째 만난 두 사람은 양안(兩岸) 간 경협의 골격에 대한 협정(ECFA)을 ‘연말까지’ 체결하기로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Ⅰ. 최근 양안협력의 배경 
 
 
물론 양안의 해빙무드가 처음은 아니다. 양안 간 대화채널은 이미 1990년대 초 일종의 반관반민(半官半民) 기구인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와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의 발족으로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1994년 중국정부가 ‘대만동포투자보호법’을 제정함으로써 대만기업들의 중국투자 붐을 이끌어냈다. 대만기업들의 중국진출이 광범위하게 진행될수록 경협 확대론은 세를 얻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덩휘 총통의 방미(1999년), 중국정부의 반국가분열법 통과(2005년 3월: 대만의 독립시도를 비평화적 방법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음) 등 정치적 암초를 만날 때면 여지없이 ‘중국 흡수’를 경계하는 여론이 득세하는 패턴을 답습해왔다.  
 
최근 양안의 경협 움직임은 그러나 두 가지 면에서 과거와 차원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대만의 경협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렬하며 경제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보다 국민당이 ‘친중(親中)’ 기조를 유지할 것은 누구나 예상해왔다. 마잉주 정부는 여기에 더해 경제교류와 통일논의를 당분간 분리하자는 정경분리 원칙을 들고 나왔다. 중국과의 통일이나, 대만 독립 같은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분리하고 나면 경제교류는 자연스럽게 중국시장이나 자본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신흥공업국(NIES)으로 발돋움 했던 대만은 마잉주 집권 첫해인 지난해 0.1%란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구촌 경제가 몸살을 앓은 올해엔 -4.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정부 스스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차치하고서라도 한국경제의 2.2%, -0.6%(LG경제연구원 전망치)보다도 크게 저조한 실적이다. 이는 주로 대만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지난해 3.6% 성장에 그친 데 이어 올해 -32.8%(1-7월 누계)까지 급락한 때문이다. 올 7월 실업률은 6.1%로 2000년대 들어 최고치로 치솟아 비관적인 심리가 팽배해있다. 국민당 정부로선 파격적인 자구책을 꺼내 들 필요가 생겨났으며 그 자연스런 귀결로서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자금력을 활용하려는 경협확대를 들고 나온 것이다.  
 
둘째는 중국 당국의 유연성이다. 중국 정부는 5월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 대만 대표단이 ‘Chinese Taipei’란 명칭으로 참여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했다. 대만이 유엔 산하 기구 회의에 대만 지명을 걸고 참석한 것은 1971년 유엔에서 밀려난 이후 처음이다. 이어 9월 초 티벳의 망명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대만 법회 개최에 대해 ‘분리책동’이라는 익숙한 반박 성명만 내놓았을 뿐 별다른 보복에 나서지 않았다.  
 
정경분리는 사실 중국 정부가 더 선호하는 ‘메뉴’다. 미국과 함께 ‘G2’의 영광을 코앞에 둔 중국으로선, 정치적 걸림돌만 제거한다면 양안 간 경제적 정합성(整合性)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양안이 경제적으로 강고히 묶인 뒤 정치적인 통합논의가 제기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 될 터이다. 대만의 대중(對中)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올 1~7월 기준)이지만, 중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대만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올 1~8월)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외국의 직접투자액(FDI)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올 1~7월)까지 떨어졌다.
 
경제규모 격차를 감안할 때 향후 양안 경제관계가 다시 냉각될 경우 그 여파는 대만 경제엔 A급 태풍으로 미치겠지만, 중국 경제엔 화남지역에 머물다 갈 열대성 강우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대만의 국제적 존립 공간을 조심스레 열어주면서까지 대만 발 경협 훈풍을 소중히 지키려는 것은 이 같은 전략적 우위를 감안한 결정이다.  
 
 
Ⅱ. 한국-대만 대중 수출상품의 경쟁강도 분석 
 
 
그렇다면 양안 경협은 어떤 모양새를 취하게 될까. 양안 집권당 당수회담에서 거론된 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는 아직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관세인하 프로그램을 포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양측 언론이 관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 간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부터 대부분의 교역 품목에 대해 제로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일부 품목에 대해선 ‘조기수확프로그램(Early Harvest Program: EHP)’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과 대만은 모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인 만큼 회원국 간 기본적인 최혜국대우(MFN)를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WTO가 임의 회원국들이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특혜무역협정(PTA)을 체결할 경우엔 ‘협정 외 국가에 대해 별도의 무역장벽을 쌓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한다. 따라서 양안 간 ECFA는 한국과 같은 다른 교역국에 기존 관세장벽을 유지한 채 관세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만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교역 상대국(이를 테면 한국)이라면, ‘상대적으로’ 관세장벽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안간 (가능한) 관세인하 프로그램 적용이 한국에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에 앞서 현재 중국 수입시장에서 대만과 한국 상품간 경합관계를 살펴보자. <그림 1>은 중국시장에 수출하는 한국 대만 일본 3국의 상품을 크게 14개 군으로 나눈 뒤 임의 두 나라간 수출경합도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 대만간 경합도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3국 사이에서도 가장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만과 일본의 경합도는 2003년 이후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대만 일본 수입품은 보완재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간 국제분업이 더욱 활발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과 대만산 제품의 산업별 수입집중도를 계산해본 것이 <표 1>이다. 여기서 한국 특정 A산업의 수입집중도란 ‘한국의 대중(對中)수출에서 차지하는 A산업의 비중을 중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A산업 비중으로 나눈 것’이다. 이 값이 1보다 크면, ‘한국의 (대중수출이) 중국 A 수입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산 제품이 공통적으로 집중돼 있는, 즉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기초유분 및 화공품 분야, 가전을 제외한 전기전자, 그리고 LCD를 포함한 정밀기계 분야 등 3분야로 압축된다(물론 일본산 수입품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이중 가전 수입시장에서 대만은 물론 한국산 제품까지 수입집중도가 1 미만으로 나타난 것은 두 나라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완결(現地完結)형’ 비즈니스를 벌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기초유분 및 화공분야를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결과가 <그림 2>와 <표 2>에 나타나있다. 이 분야에서도 한국과 대만의 수출경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유기화합물과 플라스틱류에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참고로 두 범주의 대표적인 품목들은 각각 EA(에틸 아크릴레이트), ABS, PS, PVC 등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나머지 전기전자 및 정밀기계 분야의 3국간 수출경합도와 수입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대만은 액정 디바이스 분야(LCD)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표 3> 참조).  
 
이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본고에서는 유기화합물(HS 코드 29계열), 플라스틱류 제품(39), 그리고 LCD(9013) 등 3가지 대표적 경합 품목 군에서 양안 간 경협 가능성과 그 파장을 검토해본다. 세 가지 품목의 대중수출액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7.3%, 대중 수출에서 31.9%(올 1~7월)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효자종목이며, 마찬가지로 대만경제에 있어서도 각각 12.2%와 30.2%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적 이해가 걸린 품목 군이다. ‘양보가 불가능한’ 품목이라 할 수 있다.  
 
 
Ⅲ. 화공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양안 당국이 현재 검토할 수 있는 경협방안은 앞서 제기했던 관세인하 프로그램과 기업 간 직접 협력 두 가지이다. 기업 간 협력은 자본투자 및 기술이전 등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화공분야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의 특성과 국가 기간산업이란 전략적 중요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화공분야 중에서도 정유나 나프타분해설비(NCC) 등 상류부문의 경우 외자기업의 직접 투자를 통한 시장진출에 상당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가 2007년 11월 발표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은 화공분야의 경우 연산 80만 톤 이상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설비에 한해 외자의 진입을 허용하되, ‘중국 측 지분의 합계가 임의의 외국투자 지분보다 많아야 한다(中方相對控股)’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성이 확보되는 규모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외자를 불러오되, 절대지분은 중국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지도목록’이 규율하고 있는 외자의 범위에 ‘대만 동포기업’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나 지난 5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처가 제시한 ‘경협진전을 위한 8개 방안’에서는 인프라 건설시장만 대만기업에 열어놓았다.  
 
PVC ABS 등 HS 코드상 29, 39에 해당되는 하류부분의 제품시장에 대해선 이 같은 지분제한이 없다. 대만기업들도 장수(江蘇)성에 ABS 수지 생산설비를 구축해놓았다. 그러나 외국기업 입장에서 상류부문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없이 하류부문 투자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적잖은 위험이 따른다. 중국 국유 화공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상류부문에 이어 하류부문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추구한다면, 원료난에 봉착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만도 화공분야 중국투자에 대해선 이 같은 전략적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포모사 치메이 등 대형 화공기업은 그 동안 NCC 등 상류사업 전개의사를 여러 차례 중국 측에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점들을 두루 감안할 때 화공분야의 양안 협력은 단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이미 31개 국가(및 지역)와 14건의 FTA 협정을 체결했거나 협상 중이다. 이중 양안 관세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아세안과의 FTA이다. 중·아세안 FTA는 2000년 주룽지(朱鎔基) 총리시절 협상이 시작돼 상품교역(2004년 11월) 서비스(2007년 1월) 투자분야(2009년 8월)의 협정이 순차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무관세 프로그램이 개시되는데, 아세안과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대만이 양안 협력 회담장에서 아세안에 버금가는 관세율 적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표 4>는 올해 초 기준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화공품들의 대만 한국 아세안에 대한 중국 수입관세율을 비교한 것이다. 예를 들어 ABS 수지의 경우 한국산과 대만산 모두 6%의 관세를 내야 한다. 이에 반해 아세안은 올해 5%, 내년부터 5% 미만의 관세율을 적용 받게 되며, 2012년 이후엔 아예 무관세 대우를 받는다. 현재 ABS 수지 수입시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산이 각각 35%, 47%(09년 상반기 기준)를 점하고 있는데, 만약 대만산 제품이 아세안 제품에 준하는 관세인하 혜택을 받는다면, 한국산은 급격한 가격경쟁력 열세와 시장위축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 중·아세안 FTA 협정에 등장했던 ‘조기수확프로그램(EHP)’이다. 중국과 아세안의 경우 상품무역협정이 타결되기 거의 1년 전인 2004년 1월 가동됐다. 만약 양안 간 EHP가 가동된다면, 대만 당국은 자국산 제품의 수입집중도가 높은 화공분야를 타깃으로 설정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산 화공제품 중 중국 내수시장 진출 물량은 관세인하 폭만큼 가격 경쟁력 열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산 대중 석유화학 수출품의 55%는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선적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전체 화공분야 중 분석대상인 29, 39 계열의 대중수출의 비중이 17%(2008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대중 수출액 중 최대 9.35%(=17×0.55) 정도가 양안 간 화공분야 관세인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수출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85억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Ⅳ. LCD분야 양안 경협 가능성 
 
 
LCD는 한국 대만 일본 3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8%에 이른다. 중국 LCD(HS 코드9013, LCD 및 레이저 등 관련 부품 및 장비를 포함) 수입시장에서도 3국의 점유율이 각각 38%, 30%, 12%(올 1~7월 금액기준)로서 대부분을 차지하며 아세안 제품의 수입은 거의 없다.  
 
현재 중국 LCD 패널의 수입관세는 26인치 이상 셀 제품은 3%, 이하는 5%를 적용하고 있으며 모듈은 크기에 무관하게 5%를 적용하고 있다. 규모에 따라 세율에 차등을 둔 것은 소형 패널의 자국 생산이 어느 정도 가능한 반면, 중대형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 탓이다. 자국 LCD 산업을 육성한다며 크게 관세를 올리면, 자국 LCD TV업체들의 수출경쟁력에 금이 가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묶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LCD 분야를 향후 전자산업 핵심 기반기술로 간주하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베이징 상하이 쿤산(강소성) 등지의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을 대주주로 세워 BOE(京東方), SVA-NEC(上光電), IVO(龍騰光電) 등 3대 TFT-LCD 업체를 육성해왔다. 그러나 관련 산업체인의 형성이 늦었던 데다, 원천 및 공정기술의 열세 등으로 아직까지 한국 및 일본업체와는 3, 4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5세대 생산라인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업체들은 LCD 전(全)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하기 보다 후(後)공정에 해당하는 모듈공장을 중국에 설립, 현지 TV업체의 수요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LCD 분야의 양안 간 협력 가능성을 먼저 관세인하 프로그램에서 찾아보자. 중국 정부가 대만산 LCD에 대해 관세인하 혜택을 부여할 경우 대만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적으로 ‘유치산업 육성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자국 LCD 산업의 자생력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나아가 한국 일본산 LCD의 시장지위까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경우 중국 내 TV 및 컴퓨터 부문 전체가 대만 LCD에 의존적인, 심할 경우 종속적인 산업구조를 형성하게 될 위험이 있다.  
 
더욱이 한국 일본산 LCD제품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대만산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 로컬 LCD-TV업체로서는 대형 TV로 갈수록 대만산보다 한국 일본산 LCD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TV 등 가전업체의 경쟁력을 훼손하면서까지 대만산 LCD에 큰 폭의 관세인하 혜택을 주긴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LCD가 관세인하 프로그램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인하 폭과 시기는 로컬 LCD업체와 TV 모니터업계의 이해를 반영하는, 소극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다. 중국으로선 어느 한 LCD 진영에 끌려가기보다 적당한 정립(鼎立)구도를 조성해 견제 카드를 쥐는 차선책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  
 
LCD 분야에서 양안 경협의 다른 가능성은 자본투자나 기술제휴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을 포함한 외국 LCD 업계의 중국 진출(구체적으로 LCD 패널공정)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공언해왔다. 대만의 LCD 업체로서도 지리적 근접성과 의사소통의 편이, 파격적인 토지구매 및 조세혜택을 감안할 때 중국 투자를 검토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현실화되지 못한 것은 대만 당국의 ‘첨단산업 중국투자 불허’라는 정치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표 5> 참조).  
 
표가 말해주듯 마잉주 정부 등장 이후 전반적으로 투자규모나 심의절차 등이 완화되는 추세이다. 첨단산업 및 금융부문에 대한 투자불허 방침도 느슨해졌다. 현재 대만 정부는 LCD 분야의 경우 중국투자를 허용하되 ‘N+1, N+2’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대만의 첨단 설비보다 한 두 세대 낮은 단계의 설비투자에 한해 중국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현재 대만의 LCD 최신 생산설비가 8.5세대인 만큼 6세대나 7.5세대 설비를 투자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산업 고도화 방침 등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열위에 놓인 대만의 설비투자를 환영할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 자본이 대만으로 진출하는 합작방식은 어떨까. 바로 한국 언론들이 상정했던 ‘중국 자본+대만기술’의 제휴 가능성이다. 앞서 기술했던 5월 중국 국무원의 ‘경협진전8개 방안’에는 중국기업의 대만투자 촉진 항목에 전자분야가 포함돼 있어 이 가능성을 열어놓은 반면 대만 당국은 여전히 반도체 LCD 등 첨단분야의 중국 자본 진입을 불허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로선’ LCD 분야에서 양안기업의 직접 협력 가능성은 정부 규정에 의해 차단돼 있다.  
 
여기서 최근 중국 LCD 및 LCD TV시장의 동향을 살펴보자. 중국 내수시장 중에서도 특히 LCD TV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중국 로컬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 4>는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브랜드 LCD TV의 점유율이 올 상반기 50%를 돌파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일본과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떨어지고 있다. 대형 TV의 경우 전통적으로 외국 브랜드 강세시장이었지만, 최근 중국 브랜드의 돌풍은 50인치 이상 LCD TV 시장 점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림 5> 참조).  
 
중국 로컬 브랜드의 돌풍은 가전하향(家電下鄕) 이구환신(以舊換新)과 같은 소비진작 보조금 정책이 자국산 TV 매입에 배타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가전하향은 지방정부 단위로 시행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가전하향 대상 제품을 소형 TV로 제한하거나 로컬형 특정 규격을 자격요건으로 지정하는 등 산하(지분을 가진) 전자기업의 판로를 확대해주려는 정책동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중국 LCD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6.2%, 35%였지만, 올해 1분기엔 29.7%, 56.5%로 완전 역전됐다. 이는 LCD TV시장에서 가전하향 등 정책변수의 혜택을 주로 대만산 LCD 패널을 채용한 소형 TV가 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 LCD TV업계와 대만 LCD업계의 동향을 감안할 때 향후 양안협력은 수급관계를 공고히 하는 일종의 묵시적인 ‘상호 잠금(Mutual Lock-in)’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첫 이유는 대만은 LCD를 최종 소비하는, 대형 TV업체가 없는 반면 중국은 LCD 설비경쟁력이 취약하고 생산능력이 모자라 수입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양안 LCD 부문이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고 상생하기 위한 훌륭한 전제조건이다. 반면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자국 내에 LCD 공급업체와 수요업체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잠금’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선 수급업체 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양안업체들은 이 점에서 태생적으로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잠금’은 관세인하나 직접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즉 양안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으로 협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이다.  
 
하이신 하이얼 창홍 TCL 등 중국의 9개 LCD TV 업체들은 지난 6월 대만을 방문, 22억 달러의 LCD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바이 차이나(Buy China)’ 정책에 따른 캠페인성 구매사절단으로 시작했지만, 양안 모두 이번 거래가 가져다 준 시장지위 향상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향후 거래관계가 정례화한다면, 공동의 차세대 LCD 세대 규격을 제정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찾는 수순으로 이행할 수 있다.  
 
 
Ⅴ.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양안 간 경협은 단기적으로 관세인하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한국산 화공제품 상당부분이 경쟁력 열세에 놓일 우려가 있다. 또 LCD 분야는 관세인하 보다는 양안 LCD부문의 ‘상호 잠금’ 체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요약할 수 있다.  
 
관세인하 혜택은 대만산 LCD업체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자칫 중국 LCD 부문의 종속성을 심화할 수 있는 반면, 대만 LCD와 중국 LCD TV업계 ‘상호 잠금’ 체제는 가격 외적인 요인 때문에 어느 한쪽의 헤게모니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윈-윈’ 구조이다. 설사 대만에 대한 특혜적인 관세인하가 현실화 하더라도, 중국에 수입된 한국산 LCD 패널의 8할 정도가 재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양안 관세인하의 파장은 화공분야보다 약할 것이다.  
 
화공이나 LCD 부문 모두 직접투자나 기술제휴를 통한 보다 강력한 양안 협력체제가 등장할 수 있으나 제도적인 장벽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다시 말해 정치적인 신뢰가 쌓인 뒤에야 가능한 중장기 환경변화로 볼 수 있다. 지나친 ‘친중 기조’는 마잉주 정권의 연임을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LCD의 경우 한국과 일본기업의 패널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대만 정부가 중국진출 제한이나 중국자본의 대만유입 제한조치를 한결 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고에서 대만과의 경합품목으로 분류한 세 산업부문의 대중수출액은 지난해 한국 대중수출의 28.6%, 전체 수출의 6.2%(262억 달러)를 차지하는 효자 수출 군이다. 지난해 중동지역에 수출한 전 품목의 수출비중(6.3%)과 엇비슷하다. 만약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전 품목이 배타적인 FTA협정에 의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국내에서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양안 간 경협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요즘 차이완 효과에 대한 한국 내 우려는 일과성 문제제기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양안 경협이 한국 대중수출에 위협적인 것은 앞서 파악했듯 한국과 대만의 주력 수출업종이 중복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대중 수입집중도가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한국과 대만과의 경쟁 없이 골고루 1을 넘어선 것과 뚜렷하게 비교된다(<표 1> 참조). 양안의 경협확대가 관세인하로 진행되더라도 일본산 수입품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반면 한국 대중 수출의 몇몇 품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은 향후 대중 통상협상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만의 대중 직접투자액을 성급 행정단위로 나눠보면, 대만은 화남과 화중지역에 걸쳐 비교적 널리 퍼져있는 반면 한국기업들은 화북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그림 6> 참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는 직접투자의 수입 유발효과가 매우 높다. 이를 바꿔 말하면, 대만의 대중수출은 주로 화중 화남지역에 대해 이뤄지고, 한국의 그것은 화북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의 최대 내수시장은 강소 절강 상해를 중심으로 하는 화중지역이다. 한국기업들의 ‘화북 편식성’은 중국 로컬업체들과의 긴밀한 유대형성을 통해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양안 간 관세인하 프로그램은 일단 가동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수출품목 군을 포함한 대다수 교역 품목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다. 유통 법률 회계 등 제조업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서비스 부문의 개방은 이미 양안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한국 상품 및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협요인을 감안할 때 양안 간 관세인하는 결과적으로 한중 FTA를 시기적으로 앞당기는 강력한 유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한중 FTA는 학계, 반관반민 차원의 타당성 검토에 이어 정부간 협상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한국 측이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럽보다 낮은 우선순위를 적용한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양안 간 관세인하 프로그램을 통해 우회적으로 한중 FTA의 조기체결에 미온적인 한국 정부를 끌어들이려는 목표를 세웠을 수도 있다. 한국이 대만해협에서 불어오는 ‘먹구름’에 충분히 대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

◎모바일 사무실 EMS, 기업의 잠재 니즈를 깨운다

LG경제연구원 '모바일 사무실 EMS, 기업의 잠재 니즈를 깨운다'

EMS(Enterprise Mobility Service)는 기업이 모바일 기기, 모바일 솔루션, 네트워크 통신망 등을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업무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이다. EMS를 도입하는 기업은 통신 및 각종 커뮤니케이션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업무 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실시간으로 모든 업무를 진행하는 실시간 기업(RTE: Real Time Enterprise)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기업들의 잠재된 니즈로 존재해왔다. 
 
이런 EMS가 최근 미래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한 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왜냐하면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고객 밀착형 업무가 늘어나게 됨에 따라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기업의 니즈가 빠르게 증가했고, 스마트폰의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술적으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디바이스 문제가 점차 해결되고 있으며, EMS가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로 제공되어 기업들의 도입 부담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EMS가 급속하게 확대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되어야 장애 요인들이 존재한다. 스마트폰의 사양과 성능이 매우 세분화(Highly Fragmented)되어 있어 유지보수의 부담이 크고, 미래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해킹이나 바이러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도입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미래 성장을 담보할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클라우드를 이용한 중앙집중식 모바일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지원되고, 기술적 보안 대책과 관리적 보안 대책이 충분히 제시되며, 단지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의 이식이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변경으로, 그리고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된다면 EMS 시장의 확장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목 차 > 
 
Ⅰ. 기업들의 잠재된 니즈, EMS
Ⅱ. 최근 EMS가 주목 받는 이유
 
Ⅲ. EMS 도입의 숨은 장애물
Ⅳ. EMS 시장 확대를 위한 전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誌는 2009년 8월 경기 침체에도 급성장한 100대 글로벌 기업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캐나다의 RIM(Research In Motion)社를 1위로 선정하였다. 실제 RIM의 주당순이익(EPS)은 최근 3년간 84%, 매출은 77% 증가하였다.  
 
비록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RIM의 블랙베리(BlackBerry) 단말기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도 아니고, 종업원도 8천여명에 불과한 RIM이 첨단 기술의 최강자 Intel이나 소프트웨어 왕국을 건설하고 있는 Microsoft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을 제치고 어떻게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어떤 사람들은 RIM이 단말기에 영어 입력이 편리한 쿼티(QWERTY) 키패드를 차용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RIM이 푸시(Push) 이메일 서비스를 단말기와 연계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모두 타당성 있고 납득할만한 분석들이다.  
 
하지만 RIM이 단지 자사의 역량만으로 성공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RIM이 푸시 이메일을 시장으로 밀어 올릴 때, 이런 RIM을 당겨준 시장 요인이 존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시장 요인으로 EMS(Enterprise Mobility Service, 기업형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여 볼 필요가 있다.
 
 
Ⅰ. 기업들의 잠재된 니즈, EMS 
 
 
EMS란 무엇인가  
 
EMS는 기업이 모바일 기기, 모바일 솔루션, 네트워크 통신망 등을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업무를 가능케 함으로써 자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의 만족을 높이며, 기업 성과를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뜻한다. EMS를 도입한 기업의 가상적인 업무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A社 마케팅 팀장인 김 부장은 외근도 많고 해외 출장도 잦은 편이다. 그리고 오늘은 교외에 위치한 고객사들을 각각 방문하여 계약하기로 한 날이다. 그래서 김 부장은 오늘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서 고객사로 바로 출근하기로 했다.  
 
고객과 통화하여 계약 약속을 재확인한 김부장은 지하철을 타고 고객사로 향했다(음성 통화).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 회사 그룹웨어와 연동된 이메일을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이메일). 그러던 중 B社의 구매 담당자가 이메일로 문의한 사항이 있어서 담당자에게 간략하게 이메일로 답변 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을 검토하는 김 부장에게 결재가 상신되었다는 공지가 떴다(결재). 지금 C社가 추가로 물량을 급하게 요청하여 오늘 아침에 기존 물량과 추가 물량이 동시에 배송되어야 한다는 박 차장의 급한 결재 요청이었다. 김 부장은 기업 내부 재고 시스템에 접속하여 추가 물량을 배송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고(내부 시스템과의 연결), 박 차장의 결재 요청을 승인했다.(이 결재 승인 사항은 외근 중인 박 차장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공지되게 된다.)
 
이렇게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어느덧 고객사에 도착하게 되었다. 김 부장은 계약 테이블에 앉아 추가로 토의를 거쳐 계약을 확정했고, 스마트폰으로 기업 내 판매 시스템에 접속하여 계약 내용을 입력하고 그 자리에서 고객의 사인을 받았다.(이 정보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동되고, 생산 부서도 이 계약 내용을 실시간으로 받아 생산 계획에 반영하게 된다.)
 
고객과의 계약을 끝낸 김 부장은 점심 식사 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고객사의 회의실에서 스마트폰의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팀원들과 계획이 체결되었다는 간단한 동시 대화를 했다(인스턴트 메시징, Instant Messaging).  
 
그리고 전략 부서의 이 부장을 사내 주소록에서 찾아(주소록, Address Book), 이 부장이 현재 외부에 있지만 대화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프레전스, Presence), 스마트폰으로 웹 컨퍼런싱(Web Conferencing)을 신청하여 향후 사업 단계에 대한 간단한 조언과 피드백을 받았다. 이와 연계하여 내일 D社 담당인 김 과장 및 윤 과장과 회의할 필요가 있어 스마트폰으로 그들의 일정과 321호 회의실 사용 가능 여부를 파악하고 회의 일정을 예약하고 동시에 그들의 일정에도 반영했다(PIM: 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김 과장과 윤 과장은 이 부장이 결정한 자신들의 일정을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공지 받게 된다.) 이후 점심 식사를 한 김 부장은 또 다른 회사와의 계약을 위해 출발했다.  
 
혹시 김 부장이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만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필요하고(보안 기능, Security), 기기를 분실했을 때 자사의 IT 모바일 오피스 담당자에게 유선으로 전화하면 관리자가 원격으로 디바이스를 정지시키고, 그 내용을 다 백업하며, 그 안의 내용을 포맷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디바이스 관리 기능, Device Management). 추가로 어플리케이션이 변경되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가 있다면 IT 모바일 오피스 담당자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지원되는 개발 툴을 사용하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어플리케이션 개발 툴, Application Development Tool).  그리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완료한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 담당자는 통신망을 통해 김 부장의 스마트폰 내 어플리케이션을 자동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김 부장이 시간 날 때 앱스토어에 접속해서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제공되는 EMS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에 나오는 기능을 분류하면 크게 ∇ 도입한 기업의 실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각종 커뮤니케이션 기능, ∇ 도입한 기업의 IT 관리자와 관련된 기능, ∇ 도입한 기업의 Legacy System(기존에 설치된 기업의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합시키는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하지만 EMS의 범위를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업체나 업종별로 부르는 명칭이나 범위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유무선 인터넷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IP Telephony, IP Telephony가 가능하지 않은 지역을 이동통신망을 위해 보완하는 것을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이동통신사(MNO: Mobile Network Operator)들이 주체가 되어 기존 유선을 이동통신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것을 FMS(Fixed Mobile Substitution),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어플리케이션에서 통합적으로 서비스된다면 UC(Unified Communication)로 통칭된다. 그리고 EMS는 이런 기업형 서비스들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이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기업이 왜 EMS를 원하는가 
 
통신 및 각종 커뮤니케이션 관련 비용 절감  
 
기업이 EMS를 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통신 및 각종 커뮤니케이션 관련 비용의 절감이다. 왜냐하면 기업이 FMC나 FMS를 이용하여 EMS를 도입한다면 음성이나 데이터 통신이 상당부분 유무선 인터넷 망을 이용해 무료로 이루어지게 되고, 통신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통신사 주도의 FMS도 사내의 경우 직원들이 무료 또는 아주 싼 가격에 통화할 수 있게 한다.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의 기업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빠를 것이다.  
 
업무 효과 제고 
 
기업이 EMS를 도입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업무 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이 이동 중이거나 외부에 있어도 모바일을 통해 업무 정보를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어 의사결정 지연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기업은 공급망 정보, 유통 정보, 현장 사고 상황 등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빠르게 파악하는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현장을 관리함으로써 서비스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거나, 낭비를 제거할 수도 있다.  
 
EMS의 효과는 특히 영업 판매 또는 생산 라인에서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판매 결정자가 외부에 있어도 빠르게 결재를 승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긴급한 요구에도 신속하게 부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생산 장비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직원이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곧바로 현장에 나가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사진을 찍어 첨부까지 하며, 이를 수리할 다른 직원을 찾아 수리 업무를 할당시킬 수 있고, 다른 현장의 수리 직원은 모바일 기기로 이 상세 지시를 받아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라인을 빠르게 정상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모토로라와 같은 EMS 서비스 제공자들은 EMS가 업무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고객 만족과 수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으며, 대부분 업종에서 6개월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실시간 기업(RTE)으로의 변화 
 
위와 같이 EMS의 장점이 통합적으로 발휘된다면, 기업은 궁극적으로 실시간으로 모든 업무를 진행하는 실시간 기업(RTE: Real Time Enterprise)으로 변신할 수 있다. RTE는 기존 경영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 하에서 움직이는 기업이다. 일반 기업은 주기적 다단계 관리, 사후 중심, 후행 지표 관리 중심의 사업 활동을 한다. 반면 RTE는 언제 어디든지 누구나 빠르게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선행적이고 사전 관리 중심적이며 실시간으로 실무와 관리를 연동시켜 민첩성, 통제, 책임성을 극대화하는 기업 형태이다. 시장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업의 실시간 대응과 선행 중심의 경영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이 때 EMS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최근 EMS가 주목 받는 이유  
 
 
이런 EMS가 최근 미래 모바일 시장의 한 축으로 주목 받고 있다. Gartner Group은 EMS 시장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해 2010년에는 약 130억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소 낙관적인 기대 가운데 이종 산업의 수많은 전자정보통신 업체들이 EMS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그림 1> 참조). 대표적인 EMS 업체로는 RIM이나 Apple과 같은 단말기 제조 업체, Microsoft나 IBM과 같은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 Cisco, Alcatel Lucent, Nortel 등의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 업체, PolyCom 등 화상 통화 전문업체, SKT나 KTF와 같은 이통통신업체, Oracle 등 ERP 솔루션 업체, 또는 SI 업체들까지 모두 EMS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처럼 EMS가 특히 최근에 주목 받는 이유는 모바일 오피스가 필요한 기업 업무 특성으로의 변화,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도입 확대, 그리고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의 본격적 등장이라는 세 가지 측면과 연관 지어 바라볼 수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필요한 기업 업무 특성으로의 변화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고객에게 밀착된 업무가 늘어나게 됨에 따라 종업원이 사무실을 떠나 원거리에서 자신의 업무를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었고, EMS에 대한 니즈가 빠르게 증가했다. 여기에 EMS 업체들이, 모바일 오피스의 도입 효과에 반신반의하는 기업들에게 증권회사, 병원, 대학 등의 각종 성공적인 EMS 도입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침에 따라, 기업들의 EMS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모토로라는 EMS의 BEP(Break Even Point)가 6개월이라 제시하기도 했고, Microsoft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의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본격적 도입 확대 
 
스마트폰의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술적으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디바이스 문제가 점차 해결되고 있다. 스마트폰이란 쉽게 말하면 이메일, 메신저, 문서 작성 등이 가능한 PC같은 휴대폰을 뜻한다. 이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디바이스보다 EMS 환경에 적합하다고 평가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폰은 넷북, 노트북 등에 비해 이동성과 네트워크 연결성이 동시에 가장 뛰어나다. 스마트폰은 보통 3-4인치 사이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어 일반 휴대폰과 크기, 무게, 그리고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가 24시간 휴대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또한 스마트폰은 이동통신망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어 사용자가 24시간 상시 연결(Always On)된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자신의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둘째, 스마트폰에 다양한 기능이 점차 추가되면서 다른 기기의 영역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피처폰의 카메라, TV 등은 기본이고 네비게이션, 워드, 엑셀, 파워포인터, 메신저 등 PC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까지 활용가능하기 때문에, PC, 노트북, 넷북,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스마트폰은 미래 어플리케이션 확장성도 뛰어난 편이다. 왜냐하면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모바일 이메일 기능,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Twitter)와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기능 등 모든 최신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 내년에는 전체 휴대폰 시장의 2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2008년 미국 시장 내 휴대폰 판매를 살펴봐도 약 30%가 기업 고객이나 기업과 관련된 수요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aaS 모델의 본격적 등장 
 
EMS 업체들이 EMS 솔루션을 아웃소싱 형태인 SaaS 모델로 제공하고자 시도함에 따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EMS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aaS는 기업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 업체가 호스팅하는 서버에 원격 접속하여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모델이다. 쉽게 말하면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리만 사서 이용하는 것이다. 고객은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시스템 관리를 할 필요도 없으며, 단지 매월 또는 매년 정해진 비용이나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기업이 SaaS 모델로 제공되는 EMS를 사용하는 것은, 꼭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기업이 법인 차량을 소유하느냐, 아니면 렌터카 업체를 이용하느냐’라는 문제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자사가 사용할 차량을 직접 구입했다. 그러나 초기 구입 비용이 비싸고, 차량 관리 및 유지 보수가 불편했으며, 사용 빈도가 적은 차량도 구입해야만 하므로 낭비가 발생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인 렌트라는 방법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렌터카 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맺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일정 기간 동안 빌려 쓰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초기 비용을 낮추면서도 원하는 만큼의 차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차량 관리나 사고 처리 서비스에 대한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었으며, 예산도 명확하게 하는 이점도 가질 수 있었다. 추가로 사고 고장에 신속한 대응, 무료 견인, 대차 서비스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기업들도 SaaS 모델로 EMS를 제공받음으로써 법인 렌터카와 유사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즉 기업의 대규모 초기 투자 부담을 감소시키고, 아웃소싱을 통해 고정비를 유동비로 전환시키며, 유지보수 노력을 감소시키고, 시스템을 피크 레벨(Peak level)에 맞춰 설계함에 따라 평균 사용률 저하로 발생하는 낭비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SaaS 모델로 EMS를 도입하는데 따르는 약점도 존재한다. 데이터 보안이나 해킹 보호, EMS 사용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경에 대한 늦은 대응 가능성, 시스템 처리 성능 및 네트워크 데이터 전송 지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EMS 시장이 초기이고, 니즈는 있지만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시장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SaaS 모델은 EMS 시장 확장을 견인할 새로운 요인으로 판단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RIM의 푸시 이메일 서비스도 초기 EMS 시장에 SaaS 모델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진입한 사례로 볼 수 있다(<그림 2> 참고). 이런 이유로 Microsoft, IBM, SalesForce.com 등이 이미 관련 서비스를 SaaS로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Ⅲ. EMS 도입의 숨은 장애물 
 
 
앞에서 언급한대로 EMS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확대, SaaS 모델의 등장, EMS 도입 성과가 경제적 수치로 제시됨에 따라 큰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EMS가 빠르게 확대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되어야 장애 요인들이 숨어 있다.
 
각 스마트폰 기기 별 사양 및 성능 차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EMS 구현하는 것은 PC를 이용하여 기업용 IT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왜냐하면 사양과 성능이 유사한 PC와는 달리 스마트폰 기기 별 사양과 성능의 편차가 너무 커서 개발이 복잡하고, 시스템 수명 주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총비용(Total Cost of Life Cycle)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는 유지보수 단계에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첫째, 스마트폰의 사양이 매우 세분화(Highly Fragmented)되어 있어 개발의 규모의 경제(Economic of Scale)를 찾기가 쉽지 않는 문제가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범주는 같지만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3인치에서 4인치까지 제품별로 제각각이다. 여기에 해상도도 VGA, QVGA, QWVGA 등으로 다르고, 가로×세로 비율이 다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오토사이징(Auto sizing)과 스크롤링(Scrolling)이 가능한 노트북이나 모니터 용으로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것에 비해, 낮은 해상도, 비좁은 디스플레이를 가진 스마트폰 위에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추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이 도입된다면 그 스마트폰에 맞는 UI가 또 개발되어야 한다. 나아가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자는 PC 사용자보다 어플리케이션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손의 움직임을 뜻하는 네비게이션(Navigation)과 Look & Feel이라 불리는 감정적 느낌을 포함하는 UX가 모바일 서비스의 가치 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실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는 한 손으로 디바이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기능의 상당 부분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과 컴퓨터간 인터페이스(Human-Computer Interface)의 중요성은 다른 어떤 기업용 서비스에 비해 높다고 하겠다. 그래서 IBM은 “모바일 서비스는 UI 설계가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EMS를 도입하는 비용은 기존 PC용 서비스를 도입하는 비용보다 1.5배 정도 더 비싸다고 예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같은 솔루션 제공자가 고객사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둘째, 스마트폰 성능의 편차가 커서 현실적으로 최적화된 EMS 네트워크 설계가 어렵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기업이 통신 비용과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려면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고, 그래서 스마트폰에 심기는 소프트웨어를 무겁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거운 소프트웨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성능이 뛰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보급형 스마트폰을 가진 개인들은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기업도 비용 부담을 늘리면서 고사양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구매해서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기가 쉽지 않다. 반면 기업이 저사양의 스마트폰에서도 EMS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클라이언트에 어플리케이션을 가볍게 가져간다면 다수가 EMS를 사용할 가능성은 높아지나 오히려 서버와 통신 네트워크에 부하가 많이 걸려 서비스 자체가 다운되거나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거나 네트워크 설계에 대한 베스트 프랙티스가 확실해져 이 딜레마가 해결될 때까지 EMS 도입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안 문제 
 
지금은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미래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해킹이나 바이러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EMS 도입에 주저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개발자들이 스마트폰용 응용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작하고, 다양한 컨텐츠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앱스토어까지 활발하게 개설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일부 악의적인 개발자들이 이를 이용해 악성 프로그램을 제작 및 유포해서 기업 정보를 습득하여 돈을 벌려고 한다면 이 공격을 받는 기업이 아주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EMS에서 보안 문제에 대한 다소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안철수 연구소는 “스마트폰에 심기는 악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인한 파괴력은 PC와 맞먹을 수 있다.” 경고하였고 많은 보안 전문가들도 2004년에 카비르라는 웜이 발견된 이후로 지금까지 약 600여종의 악성 코드가 스마트폰에서 발견되었음을 언급하면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반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모바일용 OS나 개발 언어의 라이브러리 등이 잘 지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악성 코드 개발이 쉽지 않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백신 프로그램도 향후 개발될 것이라 아직까지는 그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EMS를 도입하려는 기업의 IT 의사결정자는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런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이런 부담과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EMS 도입을 연기하겠다고 결정하기도 한다.
 
미래 성장을 담보할 킬러 어플리케이션의 부재 
 
만약 EMS가 기업의 생산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기업들은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EMS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대체로 “아직까지 푸시 이메일 외에 주목할만한 다른 기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푸시 이메일마저 EMS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식 경영 문화에서는 이메일을 의사 결정 및 결재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허용하는 편이라서 중요하고 긴급한 의사결정 사항이 모바일 이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면 의사 결정의 병목 현상이 줄고 업무의 속도는 빨라지게 되겠지만, 이메일과 결재를 따로 가진 기업들은 실시간 이메일 송수신으로 업무의 병목 현상을 줄이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같이 이메일과 결재가 별개로 이루어지는 문화를 가진 기업들은 모바일 이메일을 ‘있으면 좋고, 없으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닌’ 서비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한편 결재 기능도 기업들이 유지보수 부담과 보안 위험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기존 결재 솔루션과 모바일 결재 솔루션을 동시에 운영하더라도 두 시스템 속성이 너무 달라 유지보수에서 규모의 경제나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비용과 수고만 두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결재 시스템은 지역별로 선호가 다르고, 기업별로 프로세스가 다르고, 모바일 디바이스의 디스플레이 사이즈에 따라 UI가 달라져서 시간이 흐르면 그만큼 유지보수 노력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매력적인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없기 때문에 EMS 특유의 명확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EMS의 개념이 노트북, PDA, UMPC(Ultra Mobile PC) 등을 통한 데이터 통신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 말부터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고, FMC, FMS, UC 등의 매력적인 개념도 기술적으로 이미 2-3년 전부터 제시되었지만, 실제로 EMS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Ⅳ. EMS 시장 확대를 위한 전제  
 
 
그렇다면 EMS가 미래 모바일 시장의 한 축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할까?
 
클라우드를 이용한 중앙집중식 모바일 서비스 업그레이드 지원 
 
기업이 EMS를 위해서 다양한 스마트폰을 도입하면 그만큼 더 많은 유지보수 부담을 느껴야 한다. 그렇다고 남녀노소 및 직급을 무시하고 전 직원에게 똑같은 스마트폰을 쓰라고 강요하면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것도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제공된다면 EMS 시장 확대가 촉진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모바일 기기에서도 기존에 개발된 UI가 자동적으로 맞춰지는 오토 사이징(Auto Sizing) 기술이 개발되어 EMS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에 대한 솔루션이 개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차선책으로 EMS 업체가 새롭게 개발되는 스마트폰의 사양에 맞추어 UI를 개발하고, 적은 비용만 받고 클라우드를 통해 자동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EMS 서비스 업체가 새로운 스마트폰의 출시에 맞추어 이 기기 사양에 맞는 UI를 개발해 놓고, 고객이 일정한 수수료만 지불하면 그 UI를 사용자 기기로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고객사는 신형 스마트폰 구입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각종 개발 및 유지보수 수고를 덜어서 좋고, EMS 업체는 이렇게 개발한 UI를 조금만 수정해도 타사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에서 규모의 경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서비스가 합리적인 가격에서 제공된다면 대기업 뿐만 아니라 IT 개발 역량이 낮은 중소기업까지 빠르게 EMS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EMS 시장의 확대가 촉진될 수 있는 것이다.
 
보안 문제의 해결 
 
EMS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보안에 대한 부담이 덜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크게 기술적 보안 대책과 관리적 보안 대책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기업들에게 충분히 제공된다면 EM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 보안 대책은 서버/네트워크,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디바이스 모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디바이스와 서버간의 통신에서 향상된 암호화 코드 기술을 적용하거나, 강력한 보안 API를 제공하거나, 모바일 방화벽 또는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보안 커널(Security Kernel)을 강화하거나 디바이스 모니터링 시스템 및 보안 패치의 실시간 업그레이드 등을 제공하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또한 관리적 보안 대책은 EMS 업체가 보안 정책이나 가이드를 개발하여 EMS 도입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EMS 업체가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보안 지침서를 제공하거나, 보안 교육을 시키거나, 컨텐츠 개발자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보안 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가이드하는 등의 활동을 병행하는 방법들을 생각할 수 있다.  
 
위와 같이 EMS 시장에 기술적 및 관리적 보안 대책들이 적극적으로 제공된다면 기업들이 EMS 도입에 따른 보안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담을 적게 느낄 것이고, 그만큼 EMS 도입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킬러 어플리케이션 개발 
 
킬러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에 따라 EMS 시장의 확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어느 서비스가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용 IT 서비스 역사를 살펴보면 EMS를 위한 킬러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첫째, 기업용 IT 어플리케이션은 IT 기술의 발전만으로 확산된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변경시키는 촉발제(Trigger)로 작용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한 측면이 크다. 즉 IT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하면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까지 도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EMS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EMS 업체들이 선진 기업의 RTE 프로세스나 EMS에 대한 베스트 프랙티스를 정립하고 이를 이식하는 서비스로서 EMS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은 이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EMS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표준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EMS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과거 VAN(Value Added Network)이나 EDI(Electronic Data Exchange)를 생각해보자. VAN이나 EDI는 예를 들어 P&G와 월마트(Wal-Mart)가 서로의 생산, 재고, 물류 정보를 공유하여 생산과 배송을 최적화시키는 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P&G는 월마트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자사 제품이 월마트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를 알고 이에 맞게 생산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한편 월마트는 제품이 다 팔리기 전에 P&G가 미리 알고 물건을 배송시켜주기 때문에 물류나 재고 관리 노력을 줄이고,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처럼 기업용 IT는 기업 외부의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시키는 새로운 이점을 제공했기 때문에 빠르게 도입된 것이다.
 
만약 이런 포인트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다면 EM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SaaS 모델의 숨은 장점은 유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간의 데이터 호환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Cisco는 “기업간 현업이 중요해질 미래에는 표준화된 솔루션이 더 중요해지고, 이를 SaaS 모델이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클라우드를 넘어 클라우드 간의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인터 클라우드(Inter Cloud)를 제공하겠다.”라고 언급하면서 기업과 기업이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에코 시스템(Ecosystem)이나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중요해질 미래에는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자사 범위를 넘어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EMS 솔루션이 개발되어 전 가치사슬이 하나의 기업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되는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한다면 EMS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시장 접근 고려 
 
IT 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입기의 혼란 속에서 살아남은 선발 주자가 미래 시장을 독식하는 경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eBay),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이 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기업을 성장한 것이다. 이는 EMS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EMS 시장이 성장한 후 투자하겠다는 마인드로 EMS 시장에 접근하는 후발 주자는 남의 집 잔치만을 구경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EMS와 관련된 업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EMS 서비스 시장을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자사 역량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를 대비할 장기 플랜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런 차별화 역량은 한 기업의 역량 만으로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다. 솔루션, 하드웨어, SI, 디바이스 업체의 조화로운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EMS 관련 업체들은 오케스트레이팅(Orchestrating; 자사 역량과 타사 역량을 결합하여 가치 사슬을 뛰어넘는 Ecosystem을 구축)하는 역량 강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