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3-스크린, 한국 IT 제조업체에 유리한 기회'
하나의 컨텐츠가 PC, 휴대폰, TV에 끊김없이 제공되는 3-스크린 서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통신사업자 및 컨텐츠 사업자보다 단말 제조사들이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과 TV 산업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 단말 제조사들은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근래 AT&T, 버라이즌, 오렌지 등 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3-스크린 서비스 전략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향후 도래 할 IP 기반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의 핵심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편리하고 끊김없는 컨텐츠 사용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TV에서만 즐기던 HD 방송 컨텐츠를 그대로 휴대폰과 PC에서 즐길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관련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통신 사업자 및 컨텐츠 사업자들은 아직 서비스 기반을 다지는 수준이지만 단말 제조사들은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스크린 서비스란
3-스크린 서비스는 ‘하나의 컨텐츠가 PC, 휴대폰, TV를 통해 끊김없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는 통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QPS(Quadruple Play Service;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휴대폰, IPTV 네트워크 서비스를 묶어 고객에게 저렴하게 제공)와는 구분이 되는 개념이다. QPS와 3-스크린 서비스는 사업대상 영역이 다를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QPS는 통신사업자가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이동통신, IPTV 서비스 등을 묶어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3-스크린은 네트워크 서비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여 TV, PC, 휴대폰 등 단말기기간 컨텐츠가 장애없이 끊김없이 연계될 수 있도록 서비스함으로써 마치 PC 모니터와 TV, 휴대폰이 하나의 공유 스크린인 것처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TV가 있는 거실에 들어서자 마자,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새로운 사진, 음악, 비디오가 무선으로 TV로 자동 전송되어 재생되는 것과 같은 서비스이다.
3-스크린 서비스는 아직 기반 마련 중
3-스크린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동일한 컨텐츠가 다양한 단말기기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컨텐츠와 단말기기들의 구현방식에 대한 표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이렇게 표준화된 컨텐츠의 양적, 질적 개선을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 최근 인터넷 컨텐츠의 사용 범위가 점차 확산 적용되고 있고, 컨텐츠 사업자들도 HD급 컨텐츠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전에는 PC로만 접속 가능했던 인터넷 컨텐츠가 휴대폰과 TV에서 접속 가능해졌다. TV에서 인터넷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플래쉬(Flash, 영상 압축 포맷)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고화질 컨텐츠 구현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아도브(Adobe)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HD급 컨텐츠를 PC와 TV로 전송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휴대폰까지 전달하기에는 아직 용량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2010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2001년 시작되어 시장에 자리잡는데 6~7년 정도 소요되었음을 감안할 때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대중화는 2010년대 중반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컨텐츠와 네트워크 측면의 3-스크린 서비스는 이제서야 도입단계에 있다. 하지만 컨텐츠 및 통신 진화 방향을 감안했을 때 반드시 다가올 미래이므로 3-스크린으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3-스크린 서비스 시대, 경쟁 환경의 변화 포인트
3-스크린 시대에는 네트워크 지원이 강화된 브로드밴드 TV와 같은 PC와 TV의 융합형인 컨버전스 단말이 일반화되고, 통신사업자가 자신의 통신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하여 휴대폰뿐 아니라 TV, PC의 유통까지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산업 내 교섭력도 이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3-스크린 서비스를 구성하는 컨텐츠 산업, 통신 서비스 산업, 단말 제조 산업으로 구분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컨텐츠 업계 지각 변동
컨텐츠 사업자들에게 3-스크린 서비스는 하나의 컨텐츠가 네트워크, 단말에 제약 받지 않고 일관되게 구현되는 것이다. 이 경우 드라마 등 TV 컨텐츠와 인터넷 컨텐츠를 모두 갖는 컨텐츠 풀(Pool) 확보가 이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과거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처럼 구글과 드림웍스, 폭스 등 인터넷 컨텐츠 업체와 TV 컨텐츠 업체들의 합종연횡 또는 이들간의 산업 지배력 확보를 위한 대립 등이 예상 가능하다.
통신 사업자, 단말기기 유통에 영향력 확대
통신 사업자에게 3-스크린 서비스는 하나의 컨텐츠를 통합 연계된 네트워크로 휴대폰, TV, PC 등 다양한 단말기기에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특성에 맞게 컨텐츠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단말기기와 플랫폼을 제공하여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통신 사업자가 자사의 유통망을 통해 직접 PC, TV까지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PC, TV 등도 통신 사업자의 보조금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매 장벽이 낮아진 이들 제품의 소비는 기존 양판점 체제의 전자 제품 유통 시장을 통신 사업자 중심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말 전문 업체보다는 종합 업체가 유리
단말 제조사들에게 3-스크린 서비스는 하나의 컨텐츠를 일관되고 편리하게 PC, 휴대폰, TV에서 구현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3-스크린 시대에 단말 제조사들은 PC, 휴대폰, TV 각각 단품 경쟁에서 벗어나 통합 제품 또는 솔루션 단위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단말을 구매하는 통신사업자들도 변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단품별로 계약하기 보다는 3가지 제품군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와 일괄 계약하여 거래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PC, 휴대폰, TV 등 각 산업별로 각개 전투하던 체제에서 이들 제품군을 통합하여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HP, 델(Dell) 등 각 산업별 1~2위로 구성된 Top5간 진검 승부를 벌이는 체제가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경쟁 환경에서는 단말 전문 업체보다 종합 업체가 유리할 것이기 때문에 노키아(Nokia)는 곧 출시될 넷북을 포함해 PC, TV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으며, HP와 에이서(Acer)는 PC, 모니터 중심에서 TV, 스마트폰 사업으로 강화해 나가는 모습도 예상 가능하다.
3-스크린 시대를 준비하는 해외 단말 제조업체들
이러한 변화에 단말 업체들이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도 쉽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다수가 모두 컨텐츠 유통 사업에 진출했으며, 3-스크린 서비스를 자사의 지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 : 통합적 제품/서비스 개발형
대표적인 예가 애플(Apple)로 자사의 OS, 통합 UI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단말과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OS를 통해서 단말간의 연결된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그리고 아이튠즈, 모바일미,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단말과 서비스간의 일관된 사용환경 및 컨텐츠 접속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PC와 TV간 컨텐츠 공유를 위해 Apple TV(유·무선 랜을 통해 TV로 PC와 컨텐츠 공유하고 유튜브, 아이튠즈 등을 접속하게 하는 셋탑박스) 제품을 제공하며 하드웨어간 원활한 컨텐츠 공유를 가능하게 해 준다.
소니 : 단순 컨텐츠 공유 플랫폼 제공형
소니(Sony)는 다양한 단말에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Media Go”라는 컨텐츠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품간의 통합된 사용환경보다 단말들간의 컨텐츠 공유라는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아직 PC, 휴대폰, 게임기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 TV,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도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및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컨텐츠를 저장할 수 있으며, 자사의 게임,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컨텐츠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다.
노키아 : 특정 단말 집중형
PC, TV 제품군이 없는 노키아는 휴대폰을 컨텐츠와 소통하는 매개체가 되도록 전략을 개발/실행하고 있다. 이는 휴대폰이 PC, TV 등 정보기기들의 허브(Hub)로서 소비자의 사용환경에 맞게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도록 하여 사용자들의 사용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키아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컨텐츠가 휴대폰 중심으로 소통되도록 "OVI"라는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리고 노키아는 주변환경 인식을 통해 소비자가 필요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금융결제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휴대폰의 사용 빈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접목시키고 있다.
3-스크린은 한국 기업에게 유리한 사업 기회
해외 업체들의 움직임과 비교할 때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느린 편이다. 그러나 오히려 TV, 휴대폰 영역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3-스크린 시대를 잘 활용만 한다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3-스크린 대응을 위해 PC, 휴대폰, TV 등 3가지 제품을 통합 관점에서 컨셉을 잡고 개발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통일하거나, UI를 통일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단말기기에 대한 일체감을 주고 사용의 편리성을 높여 줄 수 있다.
TV 중심의 컨텐츠 유통 채널 구축
기존 업체들을 보면 애플은 휴대폰에서는 강하지만 TV 제품 라인업이 없어서 Apple TV라는 셋탑박스를 통해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노키아 또한 "OVI"라는 컨텐츠 서비스를 휴대폰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이미 TV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는 TV 중심의 컨텐츠 유통 채널 개발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질의 HD급 컨텐츠를 유통시키며 TV의 성능을 향상시켜 TV판 앱 스토어를 출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성공시킨 것처럼 우선 컨텐츠 개발/제작사, 통신 사업자 등과 협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켓 인사이트와 리더십이 필요
국내 기업들이 3-스크린 시대를 잘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말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3-스크린 서비스의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컨텐츠 업체, 네트워크 업체 등과 컨텐츠 포맷 및 표준, 전송 규격 등에 대한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특히 TV 컨텐츠의 효율적인 압축기술 개발 등을 통해 휴대폰 컨텐츠와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TV 산업, 휴대폰 산업 및 컨텐츠 산업에 걸친 전방위적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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